劉 “경선 기회 박탈당한 동지들…” 비박 연대 나설 듯
이재오ㆍ주호영 탈당,
유승민(대구 동을) 새누리당 의원이 20대 총선 후보자 등록을 하루 앞둔 23일 탈당 및 무소속 출마 결심을 밝힌 가운데 일부 의원들이 동반 탈당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유 의원은 이날 탈당 기자회견에서 “저와 뜻을 같이 했다는 이유로 억울하게 경선 기회조차 박탈당한 동지들을 생각하면 가슴이 미어진다”며 “이 동지들과 함께 당에 돌아와 보수개혁의 꿈을 이루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유 의원이 이들과 사실상의 ‘무소속 연대’를 구성해 선거운동에 함께 나설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대구 지역에선 ‘진박’을 내세우는 후보들과 경쟁하고 있는 친유승민계 류성걸(동갑) 의원이 탈당을 고민하고 있다. 류 의원은 “최고위원회의 결과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이었으며, 유 의원의 거취가 결정된 만큼 함께 행동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친유승민계인 권은희(북갑) 의원은 이미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에 따라 대구 지역에서는 유 의원과 이들의 선거 연대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앞서 경남에선 친유승민계인 조해진(밀양ㆍ의령ㆍ함안ㆍ창녕) 의원이 탈당 및 무소속 출마를 선언한 상태이다.
하지만 김희국(대구 중남) 의원과 유 의원의 최측근인 이종훈(경기 성남분당갑) 의원은 당에 남아 불출마하는 방안도 검토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공천에서 대거 탈락한 친이계의 탈당도 가속화하고 있다. 서울 은평을에서 컷오프된 이재오 의원은 이날 탈당계를 제출했다. 이날 대구 수성을이 여성우선 추천지역으로 선정된 데 대한 법원의 효력정지가처분 결정을 받아낸 주호영 의원도 이날 탈당 후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정가의 관심은 친유승민계 의원들과 친이계 의원들의 연대 여부다. 새누리당 공천에서 컷오프된 친이계 임태희(경기 성남분당을) 전 의원은 22일 국회 기자회견에서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유 의원에 대한 공천 결정을 미루는 것에 대해 “최소한의 상식과 양심이 있다면 그럴 수는 없는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향후 선거운동 과정에서 연대 가능성을 염두에 둔 발언 아니냐는 해석이 나왔다. 또 유 의원이 원내대표 시절 원내수석부대표를 지낸 인연으로 친유승민계로 분류되는 조해진 의원은 친이계 출신이어서 양 계파간 가교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무소속 출마가 점쳐지는 친유승민계와 친이계 가운데는 전ㆍ현직 다선 의원이 대거 포진해 있어 연대가 실현될 경우 정치적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을 전망이다. 하지만 유 의원이 18대 총선 때 불었던 친박연대 또는 친박무소속연대에 버금가는 계파 정치의 구심점 역할을 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나온다. 또 친유승민계와 친이계 사이에는 정책지향이나 이념상의 공통점이 그리 많지 않아 총선을 앞두고 연대가 구성돼도 생명력이 길지 않을 것이란 회의론도 만만치 않다. 김청환기자 ch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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