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ㆍ천정배 국민의당 공동대표가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에 각각 3명, 1명의 측근을 배치했다. 비례대표 취지인 사회적 약자와 전문가 집단의 대표성을 약화시키면서 정치적 실익을 챙겼다는 평가다.
국민의당은 23일 신용현(55ㆍ여) 한국표준과학연구원장과 오세정(63)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를 비례대표 1ㆍ2번에 배정하는 등 18명의 비례대표 명단을 발표했다. 과학계 인사 2명을 전진 배치한 것에 대해 국민의당은 “과학기술혁명에 조응하여 미래 먹거리를 준비할 수 있는 분을 우선 추천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 원장은 연세대 물리학과를 나와 충남대에서, 오 교수는 서울대 물리학과를 거쳐 미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했다. 3번에는 천 공동대표가 민 박주현 최고위원이, 4~6번은 안 공동대표 측 인사인 이상돈 공동 선거대책위원장과 박선숙 선대위 총괄본부장, 채이배 경제개혁연구소 연구위원이 배정됐다. 국민의당은 6번을 비례대표 당선 안정권으로 보고 있다.
18명 비례 후보 가운데 안 공동대표 측 인사는 8번 이태규 선대위 전략홍보본부장, 9번 김삼화 변호사, 10번 김중로 예비역 준장, 18번 김현옥 부산시당위원장까지 7명이다. 천 공동대표 측인 11번 장정숙 전 시의원까지 합해 절반인 9명이 두 공동대표의 인사들이다. 이태규 본부장의 경우, 공천관리위원을 역임해 비례대표 선정이 어려웠지만, 최고위원회는 걸림돌이 된 당규 48조2항을 삭제하는 꼼수 끝에 8번에 올렸다. 당 핵심 관계자는 “국민의당 바람이 조금만 더 불면 8번까지도 비례를 받을 것으로 예상한다”며 “대놓고 안정권 번호를 주지 않는 방식으로 두 공동대표가 이 본부장 문제를 푼 것“이라고 꼬집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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