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23일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의 당무 거부 사태까지 불렀던 비례대표 후보 명단을 최종 확정했다. 김 대표는 당초대로 2번으로 배정됐고 김 대표가 전략공천한 인사들도 모두 앞 번호를 받았다. 전날 새벽까지 이어졌던 중앙위원회 투표 결과도 상당 부분 반영돼 어수선한 당내 분위기를 봉합하기 위한 노력의 흔적도 묻어났다.
김 대표가 전날 비대위에 순위배치를 위임한 전략공천 후보들은 전원 당선권에 배치됐다. 박경미 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가 1번, 최운열 서강대 교수는 4번을 받았다. 김성수 대변인도 10번에 배치됐다. 송옥주 당 홍보국장은 3번을 받았다. 송 전 국장은 중앙위의 반발을 불렀던 원안에서는 당직자 배려 몫으로 13번을 받았던 것에 비하면 수직 상승한 셈이다. 김 대변인은 “당직자를 상위 순번에 놓는 것은 대단히 파격적인 일”이라며 “당직자들의 노고를 격려하는 동시에 총선을 앞두고 당직자들의 사기를 북돋을 필요가 있었다”고 말했다.
‘셀프 공천’등을 놓고 김 대표와 갈등을 빚었던 중앙위의 투표 결과도 대부분 반영됐다. 투표 순위에서 여성 후보 1위(전체 4위)를 한 이재정 민변 사무차장이 5번을, 전체 1위를 한 김현권 경북의성군 한우협회장이 6번을 받았다. 전략공천 후보와 당직자 몫을 감안하면 가장 앞선 번호다. 이 외에도 투표에서 높은 지지를 받은 문미옥, 이철희, 제윤경 후보가 각각 7,8,9번을 받았다. 권미혁, 정춘숙 후보도 각각 11, 13번을 받아 당선안정권에 들었다.
노동 분야 후보인 이용득 전 최고위원은 12번을, 취약지역 후보인 심기준 강원도당위원장은 14번을 받았다.
투표에서 남성 3위 성적을 받았지만, 남녀 교차 배치 원칙에 따라 16번이 예상됐던 이수혁 전 6자회담 수석대표는 15번을 받았다. 김 대변인은 “외교안보 전문가로 영입한 인사여서 전략적 배치가 마땅하지만 당헌 규정에 따라 투표까지 했다”며 “정견발표 후 이뤄진 투표에서 (지지기반 없이도) 많은 표를 얻었다”고 말했다. 정은혜 부대변인이 청년비례대표 몫으로 16번을 받았다. 더민주는 15번까지를 실질적인 당선가능권으로 보고 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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