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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에게 상습 폭언ㆍ폭행”…재벌 3세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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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전기사에게 상습 폭언ㆍ폭행”…재벌 3세 갑질 논란

입력
2016.03.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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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

“눈 안 마주치게 사이드미러 접어라”

말 안 들으면 상습 해고 소문까지

대형 건설사 3세 경영인인 대림산업 이해욱 부회장이 운전기사에게 상습 폭언과 폭행을 일삼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대림산업 측이 적극 해명에 나서지 않으면서 인터넷을 중심으로 ‘재벌 3세 갑질’ 의혹이 널리 확산되고 있다.

23일 CBS 보도에 따르면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였다고 주장하는 A씨는 수행기사로 일하면서 인격 모독 발언과 욕설을 자주 들었다고 폭로했다. 특히 이 부회장은 “(눈이 마주치지 않도록) 사이드미러를 접고 운전하라”는 등 위험천만한 지시도 일삼아 A씨는 사이드미러를 접고 이 부회장의 도곡동 자택으로 가는 도중 대형트럭이 끼어들어 큰 사고를 겪을 뻔했다고 주장했다. 이 부회장을 수행했다는 다른 운전기사 B씨는 “이 부회장이 주말이면 강변북로나 올림픽대로의 전 차선을 써가며 시속 150~160㎞로 달리곤 했다”고 폭로했다. 복수의 수행기사들은 이 부회장의 비상식적인 언행 때문에 운전기사가 수시로 바뀌었다고 주장했다. 교체된 운전기사만 약 40명에 달한다는 증언도 나왔다.

이 부회장의 운전기사에게 배포되는 수행가이드도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다. 수행가이드에는 ▦차선을 변경할 경우 사이드미러로 확인하는 것 보다 몸과 고개를 뒷좌석 유리까지 돌려 사각지대를 확인하고 차선을 변경해야 한다 ▦과격한 언어를 사용하더라도 절대 진심으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실언하실 경우 스트레스를 받지 말아야 한다 등 폭로를 사실로 뒷받침 할 만한 내용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보도 직후 운전기사들이 가입한 인터넷 카페 등에선 이 부회장에 대한 각종 소문이 쏟아져 나왔다. 한 인터넷 포털사이트의 수행기사 친목 카페에선 이 부회장에 대해 “기사들이 1년을 못 버티고 그만 뒀다고 하더라” “레이싱 스타일을 좋아한다더라” 등의 글이 올라왔다.

대림산업은 이에 대한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하지만 ‘갑질’ 논란이 인터넷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빠르게 확산되자 이날 오후 임원들을 소집해 긴급회의를 갖는 등 대응책 마련을 위해 분주히 움직였다. 대림산업 고위 관계자는 “언론 보도 내용에 일일이 반박하기보다는 겸허히 비판을 수용하고 이미지 쇄신을 하는 쪽으로 대응 방향을 잡을 것 같다”고 말했다. 수행가이드에 대해선 “회사에서 작성한 유인물이 맞다”고 설명했다.

이 부회장은 국내 첫 건설사 3세 승계자로 아버지는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이며 할아버지는 대림그룹 창업주인 고 이재준 명예회장이다. 그는 1995년 대림산업 입사 후 기획실장, 대림산업 석유화학사업부 부사장 등을 지냈으며, 2010년 2월 대림산업 부회장에 선임됐고 이듬해 5월부터 대표이사로 선임돼 본격적으로 3세 경영을 시작했다.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김현빈기자 hb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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