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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최초 총장 직속 다양성위원회 발족한 서울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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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대학 최초 총장 직속 다양성위원회 발족한 서울대

입력
2016.03.23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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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오케스트라에서 블라인드 오디션(신원을 밝히지 않고 악기 연주만으로 뽑는 오디션)을 실시한 뒤 오케스트라에 입단하는 여성 연주자들이 급격하게 늘었습니다. 사람들이 성별에 갖고 있는 편견을 볼 수 있는 사례죠.”

23일 서울 관악구 서울대에서는 학내 양성평등과 다양성 증진을 위한 총장 직속 전담 기구인 ‘다양성위원회’의 창립 포럼이 열렸다. 이 자리에 참석한 주디스 싱어 미국 하버드대 수석부총장은 성별, 국적 등 다양한 조건에 따른 대학 내 각종 편견을 극복해야 하는 이유를 풀어가기 시작했다. 싱어 교수는 현재 하버드대의 ‘교수 발전 및 다양성 위원회’ 수석부총장을 맡고 있다.

싱어 교수에 따르면 1992년에만 해도 하버드대 전체 종신직 교수 중 여성 교수 비율은 채 10%도 되지 않았다. 지금은 여성 교수 비율이 26%까지 올랐고, 종신교수 자격 과정에 있는 여성 교수 비율은 38%까지 늘었다. 전임교수 2,075명 중 여성 교수가 302명(14.6%)에 불과한 서울대에 비하면 매우 높은 비율이지만 싱어 교수는 “(하버드대도) 여전히 갈 길이 멀다”고 말했다.

싱어 교수는 또 서울대 다양성위원회의 발전을 위해 강한 연대를 만들 수 있는 리더가 이끌어야 한다는 점, 사무실에서 일어나는 일들을 누구나 볼 수 있게 홈페이지 등을 통해 공개하고, 의사결정 과정에 사용되는 통계나 연구결과 역시 모두와 공유할 것 등을 조언했다.

서울대 다양성위원회는 2014년 여교수회 정책과제로 설립 논의가 시작됐다. 노정혜 생명과학부 교수를 초대 위원장으로 대학본부 관계자뿐만 아니라 직원, 학생, 외국인을 포함한 15인을 위원으로 두고 있다.

위원회 시작은 여교수회였지만 언어장벽, 사회자본 등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외국인 구성원들이나 전임교원에 비해 차별을 받는 비전임교원, 입학전형에 따른 학생들의 장학금 수혜 문제 등도 다룰 예정이다. 신체ㆍ경제ㆍ사회적 조건의 차이에 의해 발생하는 다양성 증진 이슈를 다루는 게 위원회의 목적이다. 성낙인 서울대총장은 축사에서 “다양한 소수자그룹이 대학생활을 하는데 교수, 학생, 교직원 누구든 피해가 없어야 한다는 생각에서 제도적으로 접근했다”고 밝혔다.

양진하기자 realha@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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