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뤼셀 자벤템 국제공항 테러 용의자 3명 가운데 생존해 도주한 인물은 지난해 11월 파리 연쇄 테러 당시 폭탄 제조를 맡아 공개 수배 중이던 나짐 라크라위(24)일 가능성이 큰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23일 벨기에 현지언론 등에 따르면 브뤼셀 경찰당국은 전날 오전 8시 폭탄테러 직전 자벤템 국제공항 폐쇄(CC)TV 영상에 잡힌 3명 중 흰색 점퍼와 붉은 모자를 착용한 남성을 라크라위로 보고 추적 중이다. 라크라위는 살라 압데슬람 등 파리 테러 범인들이 은닉했던 벨기에 몰렌베크 인근 스하르베크 태생의 벨기에 국적자로 2013년 초 시리아로 건너가 이슬람국가(IS)에 합류, 테러 훈련을 받았다. 지난해 9월 파리 테러를 앞두고 헝가리 부다페스트에서 압데슬람을 만나 테러에 사용된 자살폭탄 제조와 관련된 정보를 나눈 것으로 알려진 라크라위는 ‘수피아네 카얄’이라는 가명으로 활동하며 몸을 숨겨왔다.
파리 테러에 사용된 폭탄 잔해에서 라크라위의 지문 등이 발견되면서 프랑스 사법당국은 사실상 당시 테러조직의 폭탄공급책으로 라크라위를 지목하고 행적을 추적해왔다. 브뤼셀 테러 현장의 폭탄잔해와 라크라위의 고향인 스하르베이크 아파트에서 발견된 다량의 화학물질, 못, 볼트 등에서 역시 그의 생체정보가 확인된다면 22일 자벤템 국제공항에서 모습을 감춘 생존 용의자를 라크라위로 확정할 근거가 충분해진다. 뉴욕타임스는 “정황상 영상에 찍힌 살아남은 용의자가 라크라위일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라며 “다만 화질이 좋지 않아 이것만으로는 신원을 특정할 수 없다”고 전했다.
이원준 인턴기자(고려대 정치외교학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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