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아인(30)이 23일 서울 한남동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전날 종영한 SBS 월화극 ‘육룡이 나르샤’의 종영 소감을 밝히는 자리였다. 총 50부작의 대서사극을 이끈 주인공인 그가 어찌 가만히 있을 수 있었을까.
유아인은 “어제는 홀가분하고 시원했는데, 오늘은 마음 한 구석이 뻥 뚫린 기분이다”며 “직장생활 하다 그만두면 이런 기분일 것 같다”고 털어놨다. 이어 그는 “그래도 시원하다. 촬영 때 빨리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항상 최선을 다했고, 끝나기만을 기다렸다”며 “섭섭함 2%와 98%의 시원함이 있다. 알 수 없는 기분이다”고 시원 섭섭한 마음을 전했다.
군입대를 앞둔 심경도 고백했다. 그는 “배우로서 화려한 시기에 입대하는 게 오히려 주춤했던 시기에 가는 것보다 나은 것 같다”며 “10대부터 어린 나이에 일을 시작했고 서른이 돼 군대 가게 됐는데, 이제는 덤덤하게 군 입대 영장을 기다리고 있다”고 말했다.
유아인은 지난해 영화 ‘베테랑’과 ‘사도’의 개봉 이후 ‘육룡이 나르샤’까지 쉼 없이 달려왔다. 몸은 고됐지만 결과는 달았다. ‘베테랑’으로 천만 배우에 등극했고, ‘사도’로 연기력을 인정받으며 ‘청룡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도 거머쥐었다. ‘육룡이 나르샤’도 초반 부진을 씻고 17%대(닐슨코리아 집계)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또 그간 사극에서는 처음으로 20대 젊은 이방원을 연기하며 새로운 이방원 캐릭터를 시청자에게 주입시켰다. ‘베테랑’의 안하무인 재벌 3세 조태오, ‘사도’에서 아버지 영조에게 버림받는 사도세자, 조선의 3대 왕인 태종 이방원으로 이어지는 선 굵은 연기는 유아인의 성장까지 엿볼 수 있게 했다.
이에 대해 유아인은 특유의 ‘솔직 화법’으로 “연기의 흐름이 선이 굵다 보니 센 캐릭터만 좋아하는 것 아니냐고 오해를 하는데 아니다. 내가 가장 좋아하는 캐릭터는 ‘밀회’의 이선재다”고 고백하기도 했다.
또한 자신은 “크리에이터”라며 “배우로서 창조하고 작품을 완성하는데 이바지하는 인물”이라고도 했다.
KBS드라마 ‘성균관 스캔들’(2010)에 함께 출연해 친분을 쌓은 송중기를 언급한 부분도 재치 있다. 유아인은 “얼마 전에 참석한 홍콩 아시안필름어워드에서 10개 중 8개가 KBS2 ‘태양의 후예’ 관련 질문이었다”며 “질투 났고 부럽기도 했다. 우리는 시청률 18% 찍는 것도 어려웠는데 여긴(‘태양의 후예’) 한 방에 30% 하는 구나 싶더라”고 눙쳤다. 이제 군입대 만을 남겨둔 그는 조만간 제주도로 휴가 떠날 예정이다.
네티즌도 유아인이 절정의 연기력을 인정 받고도 곧바로 군에 입대해야 하는 상황을 안타까워했다. 이들은 “그냥 사람이 멋진 듯. 군대 조심히 다녀오세요”(je****), “유아인이라는 청년은 예술인이 되려고 태어난 사람인 것 같다”(kh******), “연기력은 그대가 원 톱. 군대 잘 갔다 와요”(th******), “지금 잘 나갈 떄 군입대 결정 쉽진 않았을 텐데 멋진 선택이다”(om*****) 등의 반응을 보였다.
강은영기자 kis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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