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손승락. /사진=롯데
롯데 마무리 손승락(34)은 얼굴이 밝았다. 비록 지난해 말 FA(프리에이전트) 계약(4년 60억원)으로 다른 팀 유니폼을 입고 전 소속 팀 동료를 만났지만 오랜 시간 함께 지냈던 만큼 재회는 더욱 반가웠다.
손승락은 23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시범경기 넥센전에 앞서 "전날 넥센 선수단을 찾아갔는데 채태인 트레이드로 정신이 없더라"며 "손혁 투수코치님이 젊은 투수들이 많이 발전했다는 얘기를 듣고 기분이 좋았다"고 미소를 지었다.
친정 팀의 새 안방을 소감에 대해서는 "여기가 '친정 팀의 새 홈 구장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굉장히 시원한 느낌이 들고 원정 팀 라커룸도 좋다"면서 "투수는 수비하는 선수가 아니니까 마운드에 오르면 큰 차이를 못 느낀다. 어느 구장이든 다 똑같다"고 말했다.
옛 정은 묻어두고 손승락은 이날 팀이 5-3으로 2점 앞선 9회 경기를 마무리하기 위해 마운드에 올랐다. 앞선 4경기에서 1승 평균자책점 0으로 순조롭게 시즌을 준비하는 듯 했지만 전 동료들에게 제대로 혼쭐이 났다. 더욱 큰 충격은 백업 선수한테 집중 5안타를 맞고 3실점하며 5-6 패전의 멍에를 썼다.
손승락은 출발부터 불안했다. 선두 타자 유재신에게 우전 안타를 내준 뒤 후속 장영석과 서동욱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만루 위기에 몰렸다. 이후 김재현을 시속 145㎞ 직구로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안정을 찾는 듯 했지만 김지수에게 좌익수 희생 플라이로 1점을 헌납했다. 계속된 2사 1ㆍ2루에서는 홍성갑에게 동점 중전 적시타를 허용했고, 장시윤에게는 우익수 키를 넘기는 끝내기 안타를 맞고 고개를 숙였다.
넥센이 고척돔에서 첫 끝내기 승리로 환호했던 반면 확실한 마무리 손승락이 무너지는 모습을 지켜본 롯데는 아무리 시범경기라고 하지만 충격을 받을 수밖에 없었다. 또 셋업맨 윤길현(33)이 타구에 오른 발을 맞는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윤길현은 4-3으로 앞선 8회에 올라와 첫 두 타자 홍성갑과 장시윤을 각각 투수 땅볼, 삼진으로 돌려세웠지만 고종욱에게 강습 타구를 오른 발 끝에 맞았다.
통증을 호소하던 윤길현은 이정민에게 공을 넘기고 더그아웃으로 다리를 절룩거리며 들어갔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타구에 오른 새끼발가락을 맞았다"면서 "검질 결과 뼈에는 이상이 없었다. 부산으로 이동한 후 추후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설명했다.
고척돔=김지섭 기자 onion@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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