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사진=삼성제공
'예상'이 적중했다.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특징인 팔각 펜스가 '변수'로 떠올랐다.
올 시즌부터 삼성이 새롭게 홈으로 쓰는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는 국내 최초 팔각 펜스로 주목을 받고 있다. 23일 열린 삼성과 LG의 시범경기에서도 이 '직선 펜스'가 만들어낸 진 풍경이 돋보였다.
1회초 LG가 3-0으로 앞서고 있는 상황에서 LG 양석환은 상대 선발 벨레스터에게 좌익수 키를 훌쩍 넘어가는 타구를 때려냈다. 하지만 펜스를 맞은 이 타구를 잡은 좌익수 최형우는 곧바로 2루로 송구를 했고, 양석환은 2루에서 태그아웃됐다. 베테랑 외야수 박한이(삼성)가 "펜스를 맞으면 타구가 곧바로 튀어 나온다. 펜스 플레이만 잘 하면 단타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2루타가 많이 안 나올 것 같다"고 예상했던 대로였다. 양상문 LG 감독도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를 본 뒤 "홈런은 늘고, 2루타는 줄어들 것 같다. 좌·우중간 펜스까지의 거리가 정말 짧다 "고 평가했다.
펜스의 상단을 때리는 큼지막한 타구도 단타가 되긴 마찬가지였다. 삼성 김상수는 0-6으로 뒤진 3회말 무사 1·2루에서 펜스 상단을 직격하는 '장타'를 뽑아냈다. 하지만 2루주자 성의준은 홈에서 태그 아웃됐고, 김상수는 1루에 멈춰서 '좌익수 뒤 1루타'가 됐다.
새 구장은 홈플레이트부터 중앙 펜스까지 거리가 122m, 좌·우펜스까지는 99.5m로 작지 않다. 펜스 높이는 3.6m다. 중앙 펜스가 꺾이는 부분은 123.4m로 홈에서 가장 멀지만, 좌·우중간은 약 110m로 홈플레이트에서 거리가 가깝다. 좌·우중간을 넘어가는 홈런이 많이 나올 것으로 점쳐지는 이유다.
양석환은 '팔각 펜스' 덕을 본 홈런의 첫 번째 주인공이 되기도 했다. 양석환은 8-0으로 앞선 4회 1사 2루에서 김건한의 7구째 직구를 받아쳐 좌중간 담장을 넘겼다. 비거리 115m. 류중일 감독이 "좌중간, 우중간의 펜스 거리가 너무 짧다"며 콕 집어 지적했던 곳으로 정확히 넘어간 타구였다. 양석환은 경기 후 "홈런 칠 때 안 넘어갈 줄 알았는데 홈런이 됐다. 잠실을 홈으로 쓰다 보니 치는 순간은 좌익수를 넘기는 정도 인줄 알았다. 구장이 작은 덕을 봤다"고 말했다. '예상치 못한' 홈런이 시범경기부터 나오면서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의 '좌우펜스 주의보'가 투수들을 더 긴장케 했다. 한편 이날 경기는 LG가 경기 초반부터 삼성 마운드를 난타하며 12-8로 이겼다.
이제 막 두 경기를 치른 새 구장은 속속 또 다른 부분을 드러내기도 했다. 류중일 삼성 감독은 "더그아웃에서 서서 경기를 보려고 하면 그물망에 시야가 가려서 아쉽다"며 "각도 상으로 포수의 등을 보게 돼 있는 점도 아쉽다. 포수가 벤치의 사인을 보기 위해서는 목을 너무 많이 돌려야 한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김주희 기자 juhee@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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