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노조가 정년퇴직자에게 회사 문화시설에 대해 평생 할인 혜택을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드러났다.
23일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이 회사 노조는 최근 노사협의회에서 ‘정년퇴직자 평생 명예사원증 지급안’을 상정했지만 회사와 합의하지 못했다.
노조는 정년퇴직자에게 회사가 운영하는 시설을 이용할 때 무기한 할인 혜택을 주는 ‘평생 명예사원증’을 지급해 달라고 회사에 요구한 것이다.
현대중공업은 현재 정년퇴직자에게 회사가 운영하는 호텔, 예술관, 문화회관 등을 이용할 때 1년간 할인 혜택을 주고 있다.
이에 대해 사측은 불가입장을 분명히 했다. 조선 경기 침체로 경영위기가 심각하고, 매년 1,000여명의 근로자가 퇴직하는 상황에서 무기한 할인 혜택을 주면 비용 부담이 크게 가중되기 때문이다.
노조는 이와 함께 조합원들에게 회사가 운영하는 호텔 연 2회 무료 이용권을 달라는 요구도 했다.
직원 수에 비해 휴양 시설이 부족해 불만이 많고, 부모가 울산을 방문하거나 가족 여행을 위해 호텔을 싸게 이용하도록 하면 애사심을 높이는데 도움될 것이라는 논리다.
사측은 이 요구안에 대해서도 같은 이유로 받아들이지 않았다.
앞서 현대중공업 최길선 회장과 권오갑 사장은 22일 창립 44주년을 하루 앞두고 임직원들에게 배포한 담화문에서 “일감이 줄어든 만큼 호황기에 만든 지나친 제도와 단협 사항을 원점에서 재검토해 현실에 맞게 고쳐 나가겠다”고 밝혔다.
최 회장은 “이제 노조도 오로지 회사 생존을 위한다는 생각으로 모든 것을 전향적으로 바꿔야 한다”며 노조의 협조를 촉구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회사 안팎에서는 전반적인 조선업 불황으로 회사가 최근 수조원의 적자를 내는 등 위기상황에서 ‘노조의 요구가 지나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김창배기자 kimcb@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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