쉬운 말이 어려울 때가 있다. 특히 영어의 구어체가 그렇다. 그 이유는 쉬운 말로 무한 응용을 하기 때문이다. 짧게는 200-300단어로 웬만한 대화를 하고 500단어만 활용하면 못하는 대화가 없어 낯익은 단어가 다양한 뜻으로 쓰인다. 가령 ‘Alright, already’는 외견상 긍정의 말처럼 보이지만 '알았어, 알았다니까'의 뜻이고 다소 짜증스런 표현이다.
Alright이라는 부사어가 다른 부사어와 연이어 쓰는 것은 Yiddish에서 온 것이다. All right은 분명 정통 영어 표현이지만 두 단어를 하나로 합친 alright은 정통 영어나 표준 영어로 받아들여진 적이 없다. 마치 ‘We are all ready’(우린 모두 준비됐다)와 ‘You finished it already?’(벌써 이미)가 전혀 다른 말인 것처럼 All right은 ‘좋아요, 됐어요’의 뜻인 반면에 한 단어 alright은 ‘됐다니까’의 뜻으로 쓰인다. 유대인들이 흩어져 살게 되면서 독일어에 Slavic 언어나 Greek을 뒤섞어 사용했고 유럽이나 미국에 이주한 뒤 소위 Yiddish라고 하는 그들만의 영어가 일반 영어에 진입한 것이다. London의 동부나 미국의 NYC 등에서 Yiddish 영어 흔적이 많은 것도 이 때문이다. 흥미로운 것은 위의 어구를 ‘Enough!’ ‘Yes, now!’등 순수 영어처럼 말하면 오히려 이상하게 들리고 오히려 ‘Alright, already’같은 어구가 정감 넘치는 구어체 표현으로 미국뿐 아니라 영국에도 확장됐다는 점이다. 또 다른 예로 ‘Come on, already!’도 있다. 글자 그대로 번역하면 ‘어서 이제’의 뜻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참 내!’ ‘허 참’ ‘알았는데’ 등의 용례로 쓰인다. 연인을 기다리면서 ‘Oh, come on, already. Be here quick’라고 말하면 ‘참 내 얼른 와’의 뜻이고 대화를 듣고 있다가 ‘Come on already! Get to the point’라고 말하면 ‘알았으니까 본론만 말해’의 뜻이다. 동작이 느리거나 굼뜰 때 ‘Oh, come on, already! Hurry up’는 ‘자, 이제 서두릅시다’의 뜻이 된다.
한편 ‘All right’대신 ‘All righty’라고 말하면 훨씬 정겹게 들리는데 이는 Yiddish스타일의 구어 버전이다. ‘Let's go to see a movie now.’라는 말에‘All righty, let's do that.’이라고 답하는 것은 마치 ‘그럼 그럼, 그렇게 하자’는 구수한 말투가 된다. 나아가 OK도 기분 좋게 말할 때에는 ‘아무렴 그렇고 말고’의 어감으로 Okie-dokie, okey-dockey 처럼 응용되는데 끝 모음을 운율화하여 리듬감을 살렸다. 여기 두 청년의 대화를 보면 그 용도를 알 수 있다. A: Come on, already! By the time we pick up the pizza, it'll be cold! B: All righty. I'm coming! I'm coming! ‘자, 빨리’라고 재촉하는 A의 말에 B는 ‘알았어 알았다니까’로 응수한다. ‘좋다’보다는 ‘좋~습니다’가 정겨운 것처럼 영어의 유사한 예가 비표준 구어 버전인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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