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청량리 588’로 떠오른 우구이스다니(鶯谷)역 주변에서 한국 여성들의 일본 원정 성매매를 도운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일본 동경의 우구이스다니역이 최근 국내 여성들의 원정 성매매 장소로 유명하다는 첩보를 입수, 수사에 나섰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22일 성매매 알선 등 행위의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사채업자 윤모(57)씨 등 3명을 구속하고 44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윤씨는 일본 우구이스다니역 주변에서 고리대금(원금의 400%) 업체를 운영, 여성들에게 돈을 빌려주고 돈을 갚지 않은 여성의 여권을 빼앗아 성매매 업소에 알선한 혐의다. 함께 구속된 박모(47)씨는 구인구직 인터넷 사이트를 통해 한국 여성들을 모집하고 자신이 운영하는 일본 성매매 업소에 15명을 직접 고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이모(37)씨는 대전에서 사채업을 하며 일본에서 성매매를 하면 돈을 많이 벌 수 있다고 유혹해 국내 여성 17명을 일본 성매매 업소에 알선한 혐의로 경찰에 구속됐다.
특히 이씨는 성매매 여성들의 접대수칙이 상세히 기재된 매뉴얼까지 제작했다. 매뉴얼에는 ▦입국 시 주의할 점 ▦접대방식과 가격 ▦근무복장 ▦통역이 필요하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번역기를 사용할 것 등이 적혀있다.
성매매 여성들은 90일간 체류할 수 있는 관광비자로 일본에 들어왔다. 알선책들은 이들을 관광객으로 위장시키려고 입국인터뷰 예상답변서를 외우게 하는가 하면 현금과 사진기를 갖고 가게 하는 등 치밀함을 보였다. 입국 직후에는 여성 1명당 약 5만엔(한화 50만원 상당)을 받고 노출이 심한 프로필 사진을 찍어 업소 인터넷 사이트에 게재했다. 체류기간이 끝나 즉시 재입국이 불가능한 여성들은 미국과 캐나다, 호주 현지 성매매를 알선하기도 했다.
경찰은 이들의 여죄를 수사하는 한편 성매매 알선 등에 가담한 관계자 10여명의 행방을 뒤쫓고 있다. 정치섭기자 su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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