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0년대는 테러단체의 춘추전국시대…IS만큼 힘 길렀던 단체 없어.
전세계 테러는 지난해 초부터 폭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라크와 시리아에 근거지를 둔 이슬람 무장조직인 이슬람국가(IS)가 점차 세력을 확장하고 조직화하면서 전세계를 겨냥해 무차별적인 테러 공세를 벌이고 있는 것이다. 특히 사회적 소외와 차별, 경제적 불평등을 경험하고 있는 유럽 이민 2, 3세대를 중심으로 한 젊은이들이 IS에 가담해 테러를 벌이는 것으로 앙갚음하는 경향이 커지면서 테러 발생 빈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000년대만 하더라도 테러 단체들의 춘추전국시대라고 할 정도로 다양한 조직들이 활개쳤다. 하지만 테러 발생 빈도수는 오히려 지금보다 상대적으로 적었다. 단기간에 집중적으로 테러를 벌일 정도로 세력이나 규모를 갖춘 조직이 드물었고, 테러를 벌인 이후 정부와 국제사회의 집중적인 견제를 받으면서 급격히 세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2000년 이후 최악의 테러 사건은 2001년 이슬람 무장테러 단체인 알카에다가 여객기 4대를 공중 탈취해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국방부 청사인 펜타곤을 공격한 9ㆍ11테러다. 당시 테러로 2,978명이 사망했다. 미국은 테러를 주도한 오사마 빈 라덴에 최고 현상금을 걸고 수년 간 추적해 끝내 사살했다.
2002년 10월12일에는 인도네시아 발리의 한 클럽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로 202명이 숨졌고 2009년 11월27일에는 러시아 노브고로드 주에서 열차를 상대로 한 테러로 27명이 사망하는 등 9ㆍ11테러 이후에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사고는 간간이 이어졌다. 발리 클럽 폭탄 테러는 인도네시아에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를 세우려 한 제마 이슬람미아(JI), 러시아 열차 테러는 분리독립을 꿈꾸는 체첸 반군의 소행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이후 벌어진 대규모 테러는 대부분 IS에 연계된 조직이나 IS의 소행이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2015년 1월7일 파리 주간지 ‘샤를리 에브도’총기 난사사건(12명 사망), 8월18일 태국 방콕의 에라원 사원 폭탄 테러(20명 사망), 10월10일 터키 앙카라역 광장 자살폭탄 테러(102명 사망), 10월31일 러시아 민항 여객기 추락(224명 사망), 11월3일 파리 테러(130명 사망) 등이 모두 그런 경우에 해당한다. 한 해 동안 IS가 벌인 테러로 사망한 숫자만 500명이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IS는 올해 들어서도 테러 활동을 멈추지 않고 있다. 2016년 2월17일 터키 앙카라 도심 폭탄 테러(28명 사망), 3월22일 벨기에 브뤼셀 연쇄폭탄 테러(최소 30명 사망) 등 한 달에 한 번 꼴로 테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김현우기자 777hyunw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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