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에디킴이 달라졌다. 제목부터 심상치 않은 신곡 '팔당댐', 뮤직비디오에선 더 파격이다. 곡명따라 팔당댐에 직접 찾아 작정하고 웃길 셈이었다. 청재킷·청바지로 통일한 옷에 장면마다 일명 '병맛 코드'로 폭소를 자아냈다. '부드럽게, 무드있게, 따뜻하게, 꼭 안아주시오(2014년 발표곡 '너 사용법' 중)'라며 "오 마이 걸"을 외치던 모습은 어디에도 없었다. 데뷔 이래 줄곧 감미로운 음색, 달달한 음악을 추구해왔기에 에디킴의 변신은 더 흥미롭다. "사실 원래 성격에 가까운 컨셉트"라던 에디킴은 "그렇다고 계속 추구할 생각은 없다"며 웃었다.
-'팔당댐', 제목부터 강렬하다.
"작업하다가 발음이 재미있어 처음 떠올리자마자 꽂혔다. 코드를 최대한 줄여서 단순하게 갔다. '댐~'하면 욕처럼 들리기도 하는데 친구들끼리 사용하던 언어유희다. 발음 자체가 아주 착 감겨서 노래로 나오기 좋은 단어였다."
-뮤직비디오는 작정하고 웃기게 만들었다.
"정식 뮤직비디오는 찍은 상태에서 웃긴 영상을 추가로 만들자는 의견이 있었다. 팔당댐에서 딱 네 시간 만에 완성했다. 사람들이 생각하는 로맨틱 이미지보다 원래 성격에 가까운 컨셉트이긴 하다."
-뜨거운 반응이다. 계속 추구해도 될 컨셉트 같다.
"아니다. 돌아가고 싶다. 나는 이벤트성이라고 생각하는데 잘 모르겠다(웃음)."
-차트 상위권을 꽤 오래 지키고 있다.
"미래를 읽었던 내 예상대로 가고 있다. '팔당댐'은 굉장히 획기적인 이슈를 일으키지만 1등할 노래는 아니라고 봤다(웃음). 정말 흥행해서 안심이고 무척 행복하다."
-빈지노의 피처링이 인상적이다.
"다른 가수의 피처링 참여는 처음이다. 사실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다. 각 가수에 어울리는 곡으로 편곡·멜로디를 완성한 상태다. 유행 틀에서 약간 벗어나자는 철학이 있는데 한 사람이 만든 곡인가 싶을 정도로 장르 파괴 성향이 크다."
-라인업은 어떻게 꾸릴 생각인가.
"굉장히 많은 후보가 있고 굉장히 파워 있는 분으로 직접 섭외하고 있다. 곡을 들려주면 할 수 밖에 없게 만들었는데 지난 2주간 두 명이 바뀌었다. 일정 조율하기가 쉽지 않더라(웃음). 한 달에 한 번 발매 계획인데 불안하다. 1년에 한 번이 될 수도 있다."
-이번에 너무 웃겨 이미지 전환이 가능하겠나.
"사실 '라디오스타'에서 정준영·지코가 내 얘기를 엄청 풀어낸 게 컸다. 클럽·여자 얘기를 폭로했는데 오히려 팬들이 더 재미있게 여겨줬다. 그 코드가 '팔당댐'과 잘 맞아서 반감 없이 즐겨주는 것 같다."
-유독 폭로를 많이 당한다. 해명할 부분은 없나.
"충격이었다. 방송 자체를 모르고 있다가 하루 전 날 윤종신 대표가 '지코가 너 얘기 많이 하더라'고 귀띔해준 게 전부였다. 순진하게 음악적인 얘기만 한 줄 알고 기대가 컸는데 온통 클럽 얘기였다. 그러나 해명할 것은 없다. 나만 자주 간다고 말하면 모르겠는데 자기도 그렇다고 하니 할 말이 없다. 겸허히 받아들이고 있다. 그렇다고 클럽에 빠져 지내는 것은 아니니 그 점만 알아주면 좋겠다."
-절친한 가수가 많은 것 같다.
"아무래도 솔로 활동한 가수들과 친해졌다. 로이킴·정준영·지코를 비롯해 정용화·자이언티·크러쉬 등과도 작곡 얘기를 나누면서 친해졌다. 지코는 DJ나 래퍼들과 매일 뭉쳐 다니는 크루가 있어 정말 부럽다. 나도 밖에서는 힙합 패션 즐긴다. 그 무리에 끼고 싶어 쫓아 다니는데 지코가 '형은 당연히 껴준다'고 하면서 배척하는 느낌이긴 하다."
-버클리 음대를 나와 대중 가수의 길을 선택했는데 후회는 없나.
"중1 때부터 이 인생을 꿈꿨다. 음악하며 살 수 있어 행복하다. 조금 더 높은 곳을 가려면 피 터지게 갈고 닦아야 하는데 그게 잘 안 된다. 하지만 이마저도 정확히 예측했던 부분이다. 오차 없이 꿈꾸던 대로 살고 있다."
-고민 없는 사람처럼 아주 해맑다.
"작년에는 고민이 참 많았다. 곡을 많이 썼는데 맘에 드는 곡이 안 나와 1년의 공백기를 가졌다. 스스로 나에 대한 기대치가 높아졌던 모양이다. 올해는 조금 내려놨다."
-깨달음의 순간이 있었나.
"곡을 쓰다 무척 난해한 곡이 나온 적 있다. 너무 복잡해진 곡이라 못 내겠다 싶었는데 친구들에게 들려주니 밤새 들을 수 있다면서 아주 좋다더라. 나는 밤새 못 듣겠던데 뭔가 싶었다. 대중의 관심도 다양해져서 이제는 내가 좋은 것 해버리면 되는구나 깨달았다. 이번 프로젝트에 그런 실험을 많이 할 계획이다."
-예능감이 뛰어난데 음악 외의 활동에 욕심은 없나.
"아직은 부담스럽고 떨린다. 예능에서 섭외가 들어오면 무조건 나가겠지만(웃음), 안 찾는데 굳이 억지로 뚫자는 생각은 없다."
-예지력 자랑을 했는데 자신의 5년 뒤를 그려보자면.
"구체적으로 구상한 것은 없다. 큰 그림은 있다. 크리스 브라운이나 저스틴 비버가 되는 것인데 불가능해 보여 수정 중이다."
사진=미스틱엔터테인먼트 제공
심재걸 기자 shim@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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