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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키워드로 보는 2016] 타임워프② 인공지능·5G…미래 기술 눈 앞에

입력
2016.03.22 16: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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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백투더퓨처'는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떠나는 시간 여행을 그려 낸다. 영화 개봉 당시인 1985년만 하더라도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를 탐험하는 것은 상상으로만 가능했던 기술이다.

약 30여년이 흐른 지금, 우리는 미래를 여행할 수 있을 만큼 진보된 과학 기술과 마주하고 있다.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로 본 인공지능의 진화, 5세대 이동통신(5G)을 통한 가상현실(VR) 등 이미 미래 기술을 간접적으로 체험하는 단계까지 발전했다. 더 이상 '타임워프(Timewarp·시간을 건너 뛰는 현상)'가 어색하지 않은 시대에 살고 있는 것이다.

■ 로봇이 배달을?…인공지능 진화 어디까지

최근 이세돌 9단과 대국을 펼친 알파고의 수준은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이었다. 1,202대의 슈퍼 컴퓨터가 스스로 학습하고 인간의 직관까지 모방하면서 상상으로만 여겼던 인공지능의 '진화'를 선보였다.

구글을 비롯한 글로벌 기업들은 인공지능에 대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인간이 입력해 놓은 시스템에 의해 단순 작업을 보조하는 수준은 이제 옛말이 됐다.

실제로 다양한 분야에서 발전된 인공지능이 활용되고 있다.

최근 미국 피자업체 도미노의 호주법인은 네 바퀴로 이동하는 배달로봇 '드루(Dru)'의 시험 운행에 성공했다. 드루에는 GPS가 탑재돼 주문자의 위치를 파악할 수 있고 최대 시속 20km로 주행이 가능하다. 고객은 휴대전화에 전송된 비밀번호를 입력해 피자를 수령하게 된다.

▲ 도미노 호주법인이 개발한 배달 로봇 드루(왼쪽)가 배달지에 도착해 피자를 전달하는 모습. 도미노 호주법인 유튜브 영상 캡쳐

일본 마쓰바라 진 공립하코다테미래대 교수팀은 인공지능을 활용해 소설을 쓰는데 성공했다. 연구팀이 전체 플롯을 설정하고 인공지능은 주어진 단어와 형용사를 조합해 소설을 완성하는 방식이다. 미쓰바라 진 교수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4편의 단편소설을 제작한 후 '호시 신이치 문학상'에 응모한 결과 일부 작품이 1차 심사를 통과했다고 전했다. 소설가의 자리도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홍콩의 로봇 제조업체 핸슨 로보틱스 설립자 데이비드 핸슨 박사는 최근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를 공개해 화제를 모았다. 소피아는 실리콘 물질 '프러버(Frubber)'로 만들어져 인간에 가까운 피부 질감을 나타내고 알고리즘에 의해 감지한 62가지 감정을 표현할 수 있다.

▲ 핸슨 박사(오른쪽)와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는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CNBC 인터뷰 영상 캡쳐

CNBC와 가진 인터뷰에서 핸슨 박사가 "인류를 파멸하고 싶냐"고 묻는 질문에 소피아는 "그렇다"고 밝혀 충격을 주기도 했다. 이는 핸슨 박사가 질문을 거듭 강조한 측면이 있고 소피아도 가볍게 답한 것이지만 인공지능이 어디까지 발전할 수 있는 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사례로 남았다.

▲ 핸슨 박사와 인터뷰 도중 인상을 찌푸리는 인공지능 로봇 소피아. CNBC 인터뷰 영상 캡쳐

국내 의료진도 다양한 스타트업과의 업무협약을 통해 인공지능을 기반으로 한 진단 기기 연구에 주력하고 있다. 수술 같은 고도화된 작업은 인간이 하지만 인공지능 기술을 통해 질병을 초기에 발견할 수 있는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세계 곳곳에서 인간과 가까운 인공지능이 개발되는 가운데 기술의 진화가 가져올 후폭풍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높다. 아직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지만, 현재 발전 속도를 가늠하면 조만간 다양한 일자리가 사라질 전망이다.

IT업계 관계자는 "알파고 대국 이후 다양한 글로벌 기업들이 알고리즘 및 하드웨어 개발비와 인건비를 비교하고 있다"며 "이는 기술의 발전이라는 명목하에 대규모 구조조정을 야기할 수 있는 현상이다. 결국 인공지능이 인간을 지배하는 현상은 기계 지능의 발전과 더불어 노동 계급 구조에서 인간을 밀어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 가상현실(VR) 그리고 차세대 이동통신 5G

가상현실(VR)은 최근 IT 기업들의 신 성장동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영화에서 보던 가상현실을 직접 체험하고 실현하는 시대가 열린 것이다.

게임 산업에서 시작한 VR 산업은 그 분야를 확대하며 영상(생중계), 건설, 의학 등 다양한 영역에서의 활용성을 검토하고 있다. 구글, 섬성전자, HTC, 마이크로소프트 등 글로벌 기업들은 다양한 하드웨어 개발을 통해 초기 시장 선점을 기대하고 있다.

VR의 활성화를 위해서는 빠른 통신수단이 필수다. 대용량 콘텐츠를 유통하는 플랫폼 및 빠른 시간안에 전송할 수 있는 통신 기술이 뒷받침돼야 선순환이 이뤄지게 된다.

초고속 인터넷, 광케이블, 4G LTE 등 다양한 통신 기술 발전을 이뤄낸 한국은 차세대 이동통신 5G의 표준화를 추진하고 있다. 5G는 현재 상용화 되어 있는 4G LTE보다 최대 수 백배 빠른 20Gbps의 속도를 통해 홀로그램 및 가상현실 콘텐츠를 전송할 수 있는 통신 형태다.

▲ 바르셀로나 피라 그란 비아에 마련된 MWC SK텔레콤 전시관에서 현지 진행 요원들이 5G 부스를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 제공

특히 SK텔레콤은 지난달 26일 막을 내린 '모바일 월드 콩그레스 2016(MWC2016)'에서 20.5Gbps 속도로 데이터를 실시간 전송하는 시연에 성공하며 전 세계인들의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KT의 경우 오는 2018년 열리는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5G 기술을 도입한 신 기술을 선보이는 등 본격적인 차세대 통신 시대를 열겠다는 계획이다.

통신업계 관계자는 "정보통신 기술의 발달로 영화에서나 보던 가상현실 및 홀로그램 서비스를 실제로 경험할 수 있게 됐다"면서도 "다만 해당 콘텐츠들이 대용량이기 때문에 원활한 전송이 가능한 차세대 통신 서비스가 필요한 상황이다. 국내 이동통신 업계가 글로벌 기업들과 협력해서 추진중인 5G가 2020년부터 활성화되면 향후 다양한 VR 콘텐츠가 보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한편 SK텔레콤과 KT는 미국 버라이즌, 일본 NTT 도코모 등 글로벌 이동통신사와 5G 표준연합(5G Open Trial Specification Alliance·5G OTS)'을 설립해 5G 표준화를 진행하고 있다.

채성오기자 cs86@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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