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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가 군에 말뚝 박으라지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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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중기가 군에 말뚝 박으라지 말입니다”

입력
2016.03.22 16: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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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여군으로 나오는 김지원은 "앞으로 '구원(진구와 김지원의 이름 뒷글자를 딴 호칭) 커플의 감정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여군으로 나오는 김지원은 "앞으로 '구원(진구와 김지원의 이름 뒷글자를 딴 호칭) 커플의 감정이 더 깊어질 것"이라고 귀띔했다. 킹콩엔터테인먼트 제공

“진짜 촬영 때는 근육도 살짝 나왔어요.” 22일 오후 서울 강남구 신사동의 한 카페. KBS2 수목드라마 ‘태양의 후예’에서 당찬 여군으로 나와 인기 몰이중인 배우 김지원(24)이 인터뷰 도중 오른팔을 보여 줬다. 건강한 여군 캐릭터를 위해 “아령 운동을 했다”는 말이 따랐다. 김지원은 자연스러운 여군 연기를 위해 “긴 생머리도 단발로 자르며” 6개월 동안 군복만 입었다. 털털한 김지원은 시청자들 사이 ‘직진 로맨스의 달인’이라 불리며 주도적으로 로맨스를 이끌어 인기이기도 하다. 자신보다 계급이 낮지만 좋아하는 서대영(진구)상사와 단 둘이 있을 때면 “가만 있으면 어떻게 합니까?”라며 먼저 입맞춤을 요구하며 재미를 준 덕분이다. 김지원은 “데뷔 후 진한 멜로는 처음”이라며 자신도 낯설어 하는 눈치였다. 다음은 일문일답.

- 당찬 윤명주 중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뜨겁다.

“나도 놀랐다. 여성분들이 의외로 많이 좋아해주더라. ‘예쁘다’란 말보다 ‘멋있다’란 반응이 많다. ‘걸크러쉬’(여성들에게 호감을 사거나 동경의 대상인 여성을 일컫는 말)캐릭터로 좋아하는 것 같다.”

- 여군 역을 소화하는 데 어려움은 없었나?

“처음엔 여군 역을 잘 할 수 있을까 나도 걱정했다. 주위에서 우려하는 사람도 있었고. 그런데 첫 회 방송 후 ‘잘해냈다’ ‘고생했다’는 지인들의 반응이 많아 한 시름 덜었다. 웹드라마(‘좋은 날’)를 같이 했던 소지섭 선배도 잘 보고 있다고 연락을 줘 고마웠다.”

- 군대 말투가 낯설진 않았나?

“평소에도 ‘다나까’ 말투를 썼다. 드라마 촬영 들어가고선 최근 제대한 송중기 오빠한테 따끈한 군대 말투를 전수 받았다. 군복을 입은 걸 보더니 어울린다며 군에 말뚝 박으라고 하더라(웃음).”

- 여군 캐릭터를 위해 어떤 노력을 했나?

“지난해 6월부터 촬영을 시작해 12월까지 6개월 동안 군인처럼 살았다. 군복을 입고 여름과 겨울 두 계절을 촬영지인 강원 태백시와 서울 등을 오갔다. 단 두 벌의 군복을 돌려서 빨아 입으면서. 촬영 장면 중에 군복을 입어도 겨울에 군복 상의 소매를 걷어 올리는 신이 많아 근육을 조금이라도 보여주기 위해 아령을 들고 운동도 했다. 이제 밖에서 군인을 보면 반갑고 친근한 느낌이 든다.”

-’구원(진구와 김지원의 이름 뒷글자를 딴 호칭)커플’이 ‘송송(송혜교 송중기)커플’ 만큼 인기다.

“데뷔 후 이런 진한 멜로를 해 본 건 처음이다. 촬영 들어가기 전에 한 방송을 보는 데 진구 오빠 득남 소식을 전해주더라. 어떻게 멜로 연기를 해야 하지 하다가도 극중에서 진구 오빠가 유부남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니 신경 쓰지 않기로 했다. 진구 오빠가 워낙 연륜이 있어 연기하는 데 도움을 많이 줬다.”

-진구가 “김지원이 찍은 음료 광고를 보고 팬이됐다”고 하더라.

“안 그래도 촬영 시작할 때 그 얘길 해줬다. 진구 오빠가 ‘츤데레’(처음엔 퉁명스럽고 새침한 모습을 보이지만, 알고 보면 정이 많은 사림을 일컫는 인터넷 용어)다. ‘상속자들’을 뒤늦게 보고 ‘이런 모습도 있구나’라고 해줘 고마웠다. 무서울 줄 알았는데, 직접 만나보니 소년 같고, 짓궂은 모습도 있다.”

-실제 김주원이라면 집안에서 반대하는 사랑을 할 수 있나(‘태양의 후예’에서 윤 중위의 아버지이자 특전사령관인 아버지는 딸과 서 상사와의 교제를 반대하는 걸로 나온다).

“고민을 해봤다. 직접 아버지께 여쭤보니 안 된다더라. 그런데 그건 나도 닥쳐봐야 알 것 같다. 정말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면 덤빌 수도 있을 것 같고.”

-‘구원 커플’ 분량이 적다는 반응도 있다.

“분량에 대해서는 연기자가 생각할 몫은 아닌 것 같다. 작가의 의도가 있고, 여러 배우들이 모여서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 거니까. 지금 ‘구원 커플’ 분량은 모자라지도 넘치지도 않고 딱 좋은 것 같다.”

-송중기와 티격태격하는 모습도 반응이 좋다.

“송중기 선배가 특유의 장난기가 있다. 되게 능글맞은 구석도 있고. 촬영할 때 워낙 편하게 대해줘 장난도 치는데 그런 모습이 자연스럽게 드라마에도 반영된 것 같다.”

-윤 중위와 닮은 점은?

“털털한 면이 닮았다. ‘상속자들’ 때문에 다들 새침할 거라 생각하는데 아니다. 싱크로율은 한 50%?”(웃음)

-배우들끼리 드라마 반응 서로 주고 받지 않나?

“단체 카톡방이 있다. 서로 멋있는 장면 나오면 잘 봤다고 말을 건네다. ‘방송 봤냐?’, ‘건강 조심해라’ 등의 안부를 주고 받는다. 단체 카톡방은 송중기 선배가 할 때도 있는데 주로 조재윤 선배가 한다.”

-데뷔 후 드라마에선 처음으로 30대 성인 역을 연기하는 것 같다.

“스스로도 많이 어른스러워졌다라는 걸 느낀다. 겉으로 드러나는 외모도 그렇고. 예전엔 고등학생 같다는 얘기 많이 들었는데, 지금은 ‘멜로 해도 되겠다’란 말을 들어 좋다. 배우로서도 좋은 변화라 생각한다.”

-김은숙 작가와 두 번째 작품이다.

“영광이다. ‘태양의 후예’는 내 인생의 작품이다. 배우로서 큰 터닝포인트를 마련해 준 드라마다.”

-‘구원 커플’의 미래는 어떻게 되나?

“안 그래도 주위에서 ‘서 상사와 결혼하는 거냐’, ‘둘 중 하나가 죽는 거 아니냐’고 많이 묻는다. 스포일러가 안 되는 선에서 얘기하자면 앞으로 큰 굴곡을 겪어 둘의 감정이 더 깊어질 거다. 스킨십? 기대해도 좋다(웃음).”

양승준기자 comeo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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