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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이글 김세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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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이글 김세영

입력
2016.03.21 2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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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세영이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컵을 옆에 놓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피닉스=AP연합뉴스
김세영이 20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에서 열린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JTBC 파운더스컵에서 우승컵을 옆에 놓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피닉스=AP연합뉴스

지난해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에서 3승을 올리며 신인왕을 거머쥔 김세영(23ㆍ미래에셋)이 2016시즌 첫 우승의 감격을 맛봤다.

김세영은 21일(한국시간)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의 와일드파이어 골프클럽(파72ㆍ6,538야드)에서 열린 LPGA 투어 JTBC 파운더스컵 최종 4라운드에서 이글 1개, 버디 8개를 묶어 10언더파 62타를 적어냈다. 최종합계 27언더파(이글 4개ㆍ버디 23개) 261타를 친 그는 세계랭킹 1위 리디아 고(22언더파 266타ㆍ단독 2위)를 5타 차로 제치고 투어 통산 4번째 정상에 우뚝 섰다. 우승 상금 22만5,000달러(약 2억6,000만원)를 손에 넣은 김세영은 상금랭킹 2위와 세계랭킹은 7위에서 5위로 뛰어올랐다. 이로써 한국 여자 골퍼는 올 시즌 열린 6개 대회 중 4승(장하나 2승-김효주 김세영 각 1승)을 합작했다.

김세영. LPGA홈페이지 캡처
김세영. LPGA홈페이지 캡처

우승만큼 값진 ‘빛나는 기록들’

김세영은 이번 대회에서 의미 있는 기록들을 쏟아냈다. 김세영은 앞서 1라운드에서 9언더파를 쳤지만 10언더파로 코스 레코드를 세운 이미향(23ㆍKB금융그룹)에게 가렸다. 그러나 김세영은 마지막 날 10언더파를 적어내며 이미향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최종 성적도 LPGA 역사에 남았다. 김세영의 우승 스코어(27언더파 261타)는 역대 최소타인 258타(박희영 등)에는 미치지 못했지만, 아니카 소렌스탐(46ㆍ스웨덴)이 2001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핑 대회에서 세운 역대 최다 언더파 기록과는 타이를 이뤘다. 박희영은 2013년 매뉴라이프 파이낸셜 클래식(파 71)에서 26언더파 258타를 쳐 앤절라 스탠퍼드(미국)와 동타를 이룬 뒤 연장전에서 우승했다. 김세영의 활약을 접한 소렌스탐은 이날 LPGA투어와 인터뷰에서 “빼어난 플레이를 한 것에 대해 축하를 보낸다. 이제 2년 차 라는 게 믿기지 않는다”고 놀라워했다. 김세영은 또 이전까지 3승을 섬(바하마·하와이·하이난섬)에서 따냈으나 이번 우승컵은 애리조나 사막에서 건졌다.

이번에도 우승의 원동력은 ‘이글’

‘장타여왕’ 김세영은 ‘이글여왕’으로도 불린다. 호쾌한 장타에 정교한 세컨드 샷까지 겸비했다. 김세영은 승부처에서 이글을 기록하며 우승 드라마를 쓰곤 했다. 지난해 4월 롯데 챔피언십에서도 이글로 우승을 결정지었다. 당시 김세영은 18번홀에서 티샷을 물에 빠뜨렸으나 그린 엣지에서 친 세 번째 칩샷을 그대로 홀인 시키면서 박인비와 연장 승부에 들어갔다. 이어 연장 첫 홀에서 세컨드 샷을 그대로 홀에 집어넣는 샷 이글을 기록, 우승컵을 들어올렸다. 이번 대회에서도 그는 총 4개의 이글을 쏟아냈다. 특히 4라운드 11번홀(파5)에서 이글을 잡으며 2위 그룹과 격차를 6타로 벌렸다. 사실상 ‘쐐기포’였다. 김세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11번홀에서 245야드를 남기고 5번 우드로 두 번째 샷을 했는데 공이 홀에 바짝 붙었다”며 “타이밍이 완벽했다. 추격하는 선수들과 타수 차이를 더 낼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이번 대회 라운드 당 퍼트 수 평균 25.25개, 페어웨이 안착률 47/56(84%), 그린 적중률 49/72(68%),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290.50야드를 뽐냈다.

숫자로 본 김세영. LPGA 홈페이지 캡처
숫자로 본 김세영. LPGA 홈페이지 캡처

‘48위→34위→1위’ 2년차 징크스는 없다

김세영은 한동안 마음고생이 심했다. 올해 1월 퓨어실크 바하마 클래식(공동 2위)과 2월 코츠 골프 챔피언십(공동 3위)에서 준수한 성적을 거뒀지만, 이후 2개 대회에서 부진했다. 혼다 LPGA 타일랜드에서는 공동 48위에 머물렀고, HSBC 위민스 챔피언십에서는 공동 34위에 그쳤다. LPGA 데뷔 2년차 동기들인 김효주(21ㆍ롯데)와 장하나(24ㆍBC카드)가 일찌감치 우승을 차지한 데 반해 김세영은 올해 이번 대회 전까지 무관이었다. 우승 후 인터뷰에서 그는 “지난 대회 성적이 좋지 않아 자신감을 잃었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김세영은 ‘2년차 징크스’가 고개를 들 무렵 정상에 서며 주위의 우려를 말끔히 씻어냈다.

‘신바람 골퍼’ 전성시대

김세영의 우승으로 장하나(24ㆍBC카드)와 더불어 ‘신바람 골퍼’들의 전성시대가 활짝 열렸다. 장하나는 올 시즌 일명 ‘주먹 펌프질’을 하고 비욘세 춤을 따라 추는 우승 세리머니로 많은 골프 팬들에게 즐거움을 안겨줬다. 미국 골프전문매체 골프 채널은 최근 “김세영은 장하나 만큼 활기차진 않지만 데뷔 후 14개월간 몸 담은 투어에서 재미를 추구하는 개성을 유감없이 보여줬다”고 평했다. 김세영의 유쾌한 성격은 선후배 골퍼들 사이에서도 이미 정평이 나 있다. 김보경(30ㆍ요진건설)은 “김세영은 성격이 원래 밝은데 미국 진출 후 더 밝아진 것 같다. 가식이 없고 외모도 귀엽다”며 웃었다. 다소 정적인 골프라는 스포츠와 어울리지 않는 쾌활한 성격에 대해 김세영은 “어렸을 때부터 즐겨온 활동적인 스포츠 덕분”이라고 설명한다. 그는 “태권도를 비롯해 역동적인 운동을 많이 접한 결과 그런 모습들이 골프를 할 때도 재미있게 나타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세영은 실제 태권도 공인 3단의 실력자다.

박종민기자 mi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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