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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치료 시설이라고요? 문턱 낮춘 정신건강 진료기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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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리치료 시설이라고요? 문턱 낮춘 정신건강 진료기관입니다"

입력
2016.03.21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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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일 서울 중곡동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찾은 장재진 한국일보 기자가 우울증을 완화시켜 주는 뇌 자기장 치료 시설을 체험해 보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제공
21일 서울 중곡동 국립정신건강센터를 찾은 장재진 한국일보 기자가 우울증을 완화시켜 주는 뇌 자기장 치료 시설을 체험해 보고 있다. 국립정신건강센터 제공

“교감신경계 수치가 평균보다 높은 걸로 봐서, 평소 긴장을 많이 하시는 걸로 보입니다. 적절한 휴식과 운동을 않으면 불면증이나 불안 증세가 나타날 수 있습니다.”(이정현 국립정신건강센터 정신과전문의)

21일 오후 서울 광진구 중곡동의 국립정신건강센터. 기자는 이곳 1층에 위치한 스트레스 클리닉에서 심박수 측정으로 스트레스 정도를 진단하는 자율신경균형검사를 받았다. 이 검사에서 스트레스 저항도가 낮게 나오면 우울증이나 불안 등에 취약하다는 뜻이다. 양 손목과 왼쪽 발목에 장치를 달고 3분이 경과하니 결과가 나왔다. 자율신경의 안정도, 피로도 등의 수치에 이상이 있으면 각종 정신질환 경고등이 켜지는 식의 진단이다.

1962년 문을 연 정신건강 전문 의료기관인 국립서울병원이 이달 1일 국립정신건강센터라는 새 이름으로 개원했다. 5년 간의 공사를 거쳐 기존 병동 옆에 288개 병상을 갖춘 지상 12층 규모(연면적 4만7,388㎡) 건물이 들어섰다. 중증 정신질환자들의 격리ㆍ치료에 초점을 맞춘 기존 국립서울병원보다 병상(335개)은 줄었다. 대신 우울증 등 가벼운 증상을 앓는 일반인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상담ㆍ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기능을 강화했다. 다소 음침할 것이라는 정신병원에 대한 기자의 선입견과 달리 센터는 여느 일반 종합병원과 다를 바가 없었다. 쇠창살을 없애는 대신 강화유리를 사용해 병실마다 탁 트인 전경을 확보했다. 외부에서 봤을 때 얼핏 주상복합 건물을 연상할 정도였다.

새로 문을 연 국립정신건강센터는 국립서울병원 때와 마찬가지로 진료비 부담을 낮춰 취약계층도 부담 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수요자 중심으로 의료서비스를 개편해 보다 폭넓은 환자들에게 정신과 진료의 문턱을 낮췄다. 대학병원에 한 달간 입원했을 때 드는 비용이 300만~400만원 선이라면 이곳에서는 5분의 1 수준이다. 센터를 개관하면서 뇌파 분석장비, 초음파 장비 등 고가의 장비를 더 들였지만 저렴한 비용은 유지하기로 했다. 또 대학병원의 2배가 넘는 정신과 전문의 22명이 유형별로 맞춤진료를 한다. 소화기ㆍ호흡기 질환 전문의들도 협진하고 있어, 자칫 정신질환에 대한 이해가 없는 다른 진료과에서 제대로 된 진료를 못 받을 수 있는 복합질환자들에게 편리하다. 국내 정신의료기관 중 복합질환자에 대한 협진이 가능한 곳은 5곳 중 1곳에 불과하다.

센터는 국가 정신건강 연구와 사업을 총괄하는 역할도 함께 수행하게 된다. 전국 기초자치단체의 224개 정신건강증진센터의 컨트롤타워 격인 정신건강사업부도 새로 만들었다. 주민들이 부담 없이 지역 정신센터를 방문할 수 있도록 전국 표준프로그램을 만들 계획이다.

남윤영 국립정신건강센터 기획홍보과장은 “실효성 있는 정책 마련을 위해 5년마다 시행하는 전국단위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소아, 청소년을 포함시킬 예정”이라고 말했다.

장재진기자 blan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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