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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2년 연속 감소…"홑벌이로는 힘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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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업주부 2년 연속 감소…"홑벌이로는 힘들다"

입력
2016.03.2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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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기도 고양시에 거주하는 주부 김모(54)씨는 한 중소기업의 식품공장에서 2년째 일하는 중이다. 샐러리맨인 남편의 월급만으로는 생활비와 대학생인 두 자녀의 학비를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 씨가 일하는 공장에는 20명의 여성이 일하고 있는데, 그중 50대 주부가 네 명이다. 김 씨는 "처음에 일할 때는 50대 주부가 나밖에 없었는데 점점 늘어나고 있다"며 "다른 공장에도 50대 주부 지원자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 "같이 벌어야 산다"…생활전선 뛰어드는 주부들

21일 통계청의 경제활동인구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해 '가사'와 '육아'를 이유로 경제활동을 하지 않은 여성(전업주부)은 708만5,000만명으로 1년 사이 5만8,000명(0.8%) 줄었다. 지난해 여성 비경제활동인구가 1만8,000명(0.2%) 늘었는데도 전업주부는 감소했다.

전업주부는 2000년부터 13년간 꾸준히 증가했다. 경제활동을 하는 여성이 증가한 것도 있지만 인구 증가, 고령화 등 인구구조의 변화로 전업주부의 수도 계속해서 늘었다. 그 수가 줄어든 것은 2014년부터다. 2014년 전업주부의 수는 전년보다 2.1% 줄어든 15만5,000만명이었다.

전업주부의 수는 올해도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올해 1∼2월 조사에선 작년 같은 기간보다 9만3,000명(1.2%)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 전업주부 인구 추이 이석인기자 silee@sporbiz.co.kr

■ 전업주부, 감소세인 이유는

최근 전업주부가 2년 연속 감소하고 있는 데는 50~60대 여성들이 노후자금과 생활비를 벌기 위해 부업이나 시간제 일자리를 찾아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통계청이 지난해 발표한 '2014년 하반기 지역별고용조사 부가항목 조사 결과'에 따르면 배우자가 있는 1,182만5,000가구 중 맞벌이 가구는 518만6,000가구(43.9%)로 나타났다. 1년 새 맞벌이 가구는 2.6%(13만1,000가구) 증가했다. 특히 60세 이상에서 맞벌이 가구가 가장 크게 늘었다. 60세 이상 맞벌이 가구는 93만4,000가구로 6.7% 늘어 전 연령대 가운데 증가폭이 가장 컸다. 50대 맞벌이 가구는 전년보다 4.7% 증가한 168만5,000가구로 나타났다. 맞벌이 가구 비율이 가장 높은 세대는 40대로 51.8%였다.

이처럼 50~60대 여성 중 경제활동에 뛰어든 인구가 늘어난 것은 베이비붐 세대(1955년~1963년 사이 출생한 세대)들이 일터로 나선 영향이 크다. 평균 수명은 길어져 일을 해야만 하는 상황이 된 것이다.

고학력 여성들의 노동시장 진입이 활발해지면서 20∼30대 여성 비경제활동인구가 줄어든 것도 이유로 꼽힌다. 홑벌이로는 생활이 빠듯해지자 직장을 잡은 여성이 는 것이다. 노동시장의 핵심 연령층인 25∼54세의 경우 기혼여성 경제활동 참가율이 1990년대 초에는 50%에 미치지 못했지만, 2015년에는 59.6%까지 증가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도 전업주부의 수는 줄어드는 추세가 될 것이라고 전망한다. 높아지는 결혼연령과 출산 기피 현상 때문이다.

■ 여성 고용률, 높아졌지만 OECD에 못미쳐

이렇게 전업주부들이 구직에 나서면서 여성 고용률(15∼64세 기준)은 2012년 53.5%에서 지난해 55.7%로 높아졌다. 하지만 OECD 회원국 평균인 58.0%(2014년)에는 못 미친다. 육아·가사 부담이 여성에 집중된 사회구조적 특성과 결혼, 임신, 출산, 육아 등의 문제로 일을 그만두는 경력단절 문제 때문이다. 통계청의 '2015년 상반기 지역별 고용조사'는 30대 기혼여성 10명 중 4명은 경력단절 여성임을 보여줬다.

정부는 다음 달 여성 고용을 활성화하기 위해 대책을 발표한다. 여성 고용대책에는 대체 인력 지원 기간을 확대해 육아휴직 사용 여건을 개선하고 재취업 지원을 강화하는 정책이 담길 전망이다.

김서연 기자 brainysy@sporbiz.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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