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아ㆍ가사 여성 지난해 708만명… 2년 연속 감소 처음
30대에 경제활동참가율 떨어져… 출산율 저하 우려
여성 전업주부의 숫자가 2년 연속 감소했다. 젊은 여성의 사회진출이 늘고, 출산ㆍ육아 때문에 일을 접었다가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경력단절여성’의 재취업까지 늘어난 영향이다.
21일 통계청 경제활동인구 조사에 따르면, 비경제활동인구(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도 실업자도 아닌 사람) 중 육아와 가사 때문에 경제활동(취업 또는 구직)을 하지 않은 여성, 즉 전업주부의 숫자가 지난해 708만5,000명으로 집계됐다. 2013년 729만8,000명에서 2014년 15만5,000명 줄어들더니 지난해 다시 5만8,000명이 감소한 것이다. 관련 조사가 시작된 2000년 이후 2년 연속 전업주부 숫자가 줄어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2000년 638만4,000명이었던 전업주부 숫자는 인구 증가와 함께 꾸준히 늘면서 2009년(700만2,000명) 700만명을 돌파했지만, 2013년에 정점을 찍은 뒤 감소세로 돌아서는 모습이다.
전업주부의 감소세는 여성 경제활동참가율 상승과 맥을 같이 한다. 2000년대 중후반 매년 하락하던 여성의 경제활동참가율(15세 이상 인구 중 취업자 또는 실업자의 비율)은 2009년 49.2%로 바닥을 찍은 뒤 점차 상승하는 추세다. 2013년 50.2%로 50%를 넘어선 뒤 2014년 51.3%, 그리고 지난해엔 51.8%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25~54세 기혼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1990년대초 50% 미만이었으나, 지난해 59.6%로 올랐다. 남성의 경제활동참가율이 2012년 73.3%, 2013년 73.2%, 2014년 74.0%, 지난해 73.8%로 매년 비슷한 수준을 보이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그러나 여성 경제활동 참가 확대를 마냥 반길 일만은 아니다. 출산과 육아 때문에 중간에 일을 그만두었다 나이가 든 후 다시 취업하는 ‘경력단절’ 양상이 여전히 뚜렷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통계청 고용동향을 보면, 여성 경제활동참가율은 20대에 66.2%지만, 30대에 59.5%로 급감한 뒤, 40대에 67.7%로 반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30대에 애를 낳고 키우다 40대에 다시 취업전선에 뛰어드는 경단녀가 그만큼 많다는 얘기다. 이는 곧 출산율 저하로도 이어질 수밖에 없다. 김남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부연구위원은 “30대 여성 경력단절은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에서는 없는 특이한 현상”이라며 “한참 커리어(경력)를 쌓을 30대에 경력단절이 집중되는 것은 그 개인뿐 아니라 국가적으로도 큰 손실”이라고 말했다.
세종=이영창기자 anti09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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