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상원(28ㆍ삼성)이 정규시즌 팀 주전 2루수 자리를 향해 전력 질주하고 있다.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백업의 대반란이다.
삼성의 올해 가장 큰 과제 중 하나는 일본으로 떠난 2루수 나바로(지바 롯데)의 빈 자리를 메우는 것이다. 나바로 공백에 대한 삼성의 첫 번째 대안은 내야수 조동찬(33)이었다. 하지만 지난 시즌을 앞두고 왼 무릎 내측 반월판 연골 수술을 받은 조동찬은 아직까지 무릎 통증을 다 털어내지 못한 채 경산 볼파크에서 몸을 만들고 있다. 류중일(53) 삼성 감독은 “몸이 아직 100% 상태가 아닌 것 같다”며 입맛을 다시고 있다.
하지만 삼성은 여유만만이다. 백업에만 머물던 백상원이 펄펄 날고 있기 때문이다. 류중일 감독은 “지금 상황에서 올해 2루수는 백상원으로 봐야 한다”며 더욱 힘을 실어 주고 있다.
단국대를 졸업하고 2010년 삼성에 입단한 백상원은 지난해 52경기에 나와 타율 0.247(77타수 19안타), 7타점을 기록했다. 지난해까지 1군 무대에 많이 오르지 못해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지만 백상원은 나바로의 이적으로 생긴 공백을 목표로 삼아 겨우내 누구보다 많은 땀을 흘렸다. 백상원은 “프로에 와서 맞은 처음이자 마지막일 수 있는 기회다. 어떻게 해서든 기회를 잡아야 한다는 생각 뿐이다”며 이를 악물고 있다.
이미 시범경기에서 눈도장을 확실히 찍었다. 백상원은 타율 0.452(31타수 14안타) 6타점으로 10개 구단 통틀어 시범경기 타율 1위를 달리면서 존재감을 한껏 발휘하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백상원은 타격에 재능이 있는 선수다. 경기에 계속 나가기만 한다면 타율 2할7~8푼은 쳐줄 수 있는 선수다”며 그의 타격 능력을 인정하기도 했다.
수비는 보완해야 할 점으로 꼽히고 있다. 류중일 감독은 “수비 범위가 넓지 않다. 송구도 아직은 조금 부족하다”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백상원 역시 이를 잘 알고 있다. 그는 “감독님과 코치님들이 보실 때 불안하지 않는 수비를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긴장감을 늦추지 않고 있다.
목표였던 주전 2루수를 향해 조심스럽게 한 발 더 다가서는 모습이다. 백상원은 “(조)동찬이 형이 나보다 더 잘 하시지만, 형이 돌아올 때까지 내가 잘 하고 있다면 나도 계속 경기에 나갈 수 있지 않을까”라며 “그렇게 계속 1년을 뛸 수 있는 선수가 되고 싶다”고 2016시즌을 향한 희망을 키우고 있다. 김주희기자 juh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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