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쉬는 날이면 경복궁 찾는 ‘FM’ 오스마르를 아시나요?

입력
2016.03.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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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 타라마씨와 삼청동 카페를 찾은 오스마르. 오스마르 SNS 캡처
아내 타라마씨와 삼청동 카페를 찾은 오스마르. 오스마르 SNS 캡처

“휴식시간에 궁궐을 찾는 외국인 선수를 본 적 있습니까?”

최용수(45) FC서울 감독이 희한하다는 듯 고개를 갸웃했다. 그 말에 기특함과 대견함이 듬뿍 묻어났다.

최 감독이 입에 침이 마르도록 칭찬하는 선수는 수비수 오스마르(28ㆍ스페인)다. 오스마르는 올 시즌 FC서울의 주장이다. 서울 구단에서 외국인 선수 주장은 처음이다. 코칭스태프와 선수들로부터 두루 신뢰를 받고 있다는 의미다.

오스마르는 그라운드 안팎에서 ‘FM(필드 매뉴얼 : 야전교범)’으로 통한다. 2009년부터 2012년까지 스페인 프로축구 레알 소시에다드에서 뛰다가 태

국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거쳐 2014년 1월, 서울로 이적한 그는 출중한 기

량과 깨끗한 매너를 자랑한다.

아내 타마라씨와 함께 경복궁 흥례문 앞에서 포즈를 취한 오스마르. 오스마르 SNS 캡처
아내 타마라씨와 함께 경복궁 흥례문 앞에서 포즈를 취한 오스마르. 오스마르 SNS 캡처

쉬는 날도 모범적인 생활을 한다. 그는 요즘 휴식시간에 아내 타마라(27)와

도심 궁을 종종 찾는다. 경복궁, 덕수궁을 거닐며 조용히 머리를 식히고 고

즈넉한 카페에서 아내와 도란도란 대화를 나누는 걸 즐긴다. 외국인 선수들

이 보통 이태원의 음식점을 가거나 지인들을 집으로 불러 파티를 여는 것과

비교하면 분명 이색적이다. 오스마르는 “아름다운 곳이 너무 많은 한국에서

도 궁궐은 조용한 분위기라 더 좋다. 근사한 경치에 좋은 커피도 함께 즐길

수 있고 무엇보다 아내가 너무 좋아해서 자주 방문한다”고 웃음을 지었다.

최 감독은 2013년 3월, 태국 원정에서 오스마르라는 ‘보석’을 건졌다. 당시 서울은 부리람 유나이티드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같은 조였는데 원정에서 0-0으로 비겼다. 최 감독은 탄탄한 기본기와 헤딩, 경기 조율 능력까지 지닌 상대 수비수 오스마르에 매료돼 영입을 결심했다. 중앙수비수와 수비형 미드필더를 두루 소화할 수 있는 멀티 플레이어라는 점도 매력적이었다.

서울 주장 오스마르(왼쪽)가 20일 상주상무와 클래식 홈 개막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오스마르는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서울 주장 오스마르(왼쪽)가 20일 상주상무와 클래식 홈 개막전에서 드리블을 시도하고 있다. 오스마르는 선제 결승골을 넣으며 팀의 4-0 대승을 이끌었다.

오스마르는 기대에 부응했다. K리그 첫 시즌인 2014년 34경기를 뛴 그는 작년에는 K리그 38경기, FA컵 3경기, 챔피언스리그 7경기 등 48경기를 풀타임 뛰었다. 특히 K리그에서 골키퍼를 제외한 포지션의 선수가 전 경기를 풀타임 소화한 건 2007년 성남FC의 장학영(35)과 김영철(40ㆍ현 성남 코치)에 이어 8년 만이고 외국인 필드 플레이어로는 처음이다. 꾸준한 실력과 체력, 철저한 자기관리까지 3박자를 갖춰야 가능한 대기록이다. 인성도 100점이다. 모든 축구단은 외국인 선수 관리에 늘 신경을 쓴다. 데얀(35ㆍ몬테네그로)과 아드리아노(29ㆍ브라질) 등 자존심 강한 선수들을 보유한 서울도 마찬가지. 최 감독을 포함한 스태프, 프런트들은 “오스마르 만큼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입을 모은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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