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공개서한 파문이 언론계와 정치권으로 확산되고 있다. 공안당국은 전담수사반을 구성해 배후세력 조사에 나섰고 이미 저명 언론인 등 5명이 구금됐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博迅)은 21일 중국 지도부가 시 주석 퇴진 요구 서한 파문과 관련해 대규모 전담 수사반을 구성, 베이징ㆍ신장ㆍ홍콩 등지에서 수십명을 조사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면서 이번 수사의 초점은 특정 개인을 넘어 반(反)시진핑 정치세력이 있는지를 밝혀내는 데 있다고 분석했다.
실제 양회(兩會ㆍ전국인민대표대회와 전국정치협상회의) 기간 중 인터넷에 시 주석의 퇴진을 요구하는 서한이 공개된 이후 현재까지 5명의 언론인이 구금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 베이징공항에서 실종된 저명언론인 자자(賈?)의 변호인은 20일 자신의 모바일메신저 웨이신(중국판 카카오톡)을 통해 “자자가 한 사건에 연루돼 있다는 이유로 베이징공항에서 구금됐다”고 밝혔다. 자자는 15일 학술행사 참석차 홍콩행 비행기에 탑승하기 위해 베이징국제공항 세관을 통과한 직후 실종됐다. 이와 관련, 국제앰네스티와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자자의 실종이 중국의 온라인 뉴스사이트에 시 주석의 퇴진을 촉구하는 공개서한이 실린 것과 관련돼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신장(新疆)위구르자치구 정부가 운영하는 인터넷매체 우지에신원(無界新聞)에는 ‘충성 공산당원’이라고 서명된 시 주석 사퇴 요구 서한이 올라왔다가 삭제되는 소동이 벌어진 뒤 4명이 구금되고 수십명이 조사를 받고 있다고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밍징신원왕(明鏡新聞網)이 20일 전했다. 미국에서 필명 ‘베이펑’(北風)으로 활동하는 미국계 화교 원윈차오(溫云超)는 웨이신에 올린 글에서 문제의 공개서한 사건 이후 우지에신원의 어우양훙량(歐陽洪亮) 사장과 황즈제(黃志杰) 주필, 기술과 안전직원 등 4명이 실종 상태라고 전했다.
현재 중국에서는 진보파와 일부 기득권 세력이 일시적으로 ‘반 시진핑 연맹’을 결성해 시 주석 퇴진을 위한 선전전에 돌입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최근엔 시 주석의 부인 펑리위안(彭麗媛) 여사가 지난 2월 암살 위기를 모면했다는 보도가 나오기도 했다.
베이징=양정대특파원 torc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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