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경찰관인데, 안심하고 돈 좀 빌려줘요”
수년 간 지인들로부터 거금을 빌린 뒤 잠적했던 경찰 간부의 부인이 10여 일 만에 검거됐다.
강원 고성경찰서는 도내 모 경찰서 소속 A(59)씨의 부인인 B(57)씨에 대해 사기 혐의로 구속 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B씨는 2011년부터 최근까지 6년간 주변 지인 등에게서 적게는 2,000만원, 많게는 2억여 원을 빌린 뒤 이를 갚지 않고 달아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이달 7일 가족과도 연락을 끊은 채 사라졌다가 12일 만인 지난 19일 충남 천안에서 붙잡혔다. 경찰에 따르면 현재까지 확인된 피해자는 14명, 피해액은 12억7,000여 억 원에 이른다.
이 사건이 처음 알려진 때는 지난 14일. 그 동안 B씨에게 돈을 빌려준 피해자들이 경찰서에 고소장을 하나 둘씩 내면서부터다.
‘남편이 경찰이니 안심하고 돈을 맡겨도 된다’ ‘돈을 갚을 때 법정이자 보다 높게 쳐주겠다’ 는 말을 믿고 B씨에게 돈을 빌려줬다는 게 피해자들의 하소연이다.
특히 일부 피해자는 경찰인 남편의 도장이 찍힌 차용증을 받고 B씨에게 거액을 빌려주기도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B씨는 경찰에서 “지인에게서 빌린 돈을 수년간 돌려 막다 보니 갚을 돈이 눈덩이처럼 불어났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B씨의 계좌를 추적해 사용 자금의 흐름 등을 추적 중이다.
박은성기자 esp7@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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