덴마크의 노동운동가 출신으로 철저한 현실주의자로 덴마크 국민의 사랑을 받았던 앙케르 외르겐센 전 총리가 9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고 그가 소속했던 사회민주당이 20일(현지시간) 발표했다. 사망 날짜와 원인 등은 밝히지 않았다.
고인은 1972~73년과 1975~82년, 덴마크가 정치적인 소요와 경제난에 시달리고 있던 시기에 내각을 이끌었지만 경제정책의 실패로 비판을 받았고 자신이 제안한 증세와 소비긴축 정책이 지지를 얻지 못하자 1982년 사임했다.
그러나 덴마크 국민은 총리 관저에 입주하지 않고 코펜하겐의 노동자들 주거지역 아파트에서 계속 사는 등 고인의 소박하고 겸손한 행동에 열광했으며 그를 앙케르란 이름으로 친근하게 불렀다. 부두 하역노조위원장으로 출발한 그는 행정경험도 없이 1972년 사민당의 옌스 오토 크락 총리의 후임자로 선출돼 총리가 됐다.
그는 미국의 베트남 전쟁에 반대하고 동독 공산정권과 국교를 맺어 미국정부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로부터 비난을 받았으며 팔레스타인 지도자 야세르 아라파트를 지지하면서 그들의 국가 건립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1980년대에는 야당 지도자로 덴마크가 세계 냉전 체제에서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덴마크 영해 내에서는 나토 해군 전함들이 핵무기를 싣고 운항하지 못하게 금지시키기도 했다.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