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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말투 여성 따라가 경찰 사칭해 돈 뺏은 50대 구속

입력
2016.03.21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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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가 범행에 사용한 지갑과 그가 직접 붙인 경찰 마크.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A씨가 범행에 사용한 지갑과 그가 직접 붙인 경찰 마크.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 제공

중국 말씨를 쓰는 여성만 골라 경찰관 등 공무원이라고 속이고 접근한 뒤 강제출국 시키겠다고 협박하며 돈을 빼앗은 50대 남성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공갈 및 공무원 자격 사칭 혐의로 A(52)씨를 구속했다고 21일 밝혔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해 11월 29일 서울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에서 중국 말투를 쓰는 여성 B(66)씨를 뒤쫓아가 미리 지갑에 붙여 둔 경찰 마크를 보여주며 신분증 제시를 요구했다. B씨가 불법체류자인 것이 드러나자 A씨는 그를 강제출국 시킬 것처럼 협박한 뒤 단속을 무마해주는 대가로 현금 200만원을 인근 현금인출기(ATM)에서 뽑아 달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A씨의 행동을 수상쩍게 여긴 B씨는 ATM에 틀린 비밀번호를 수차례 입력해 오류를 냈고, A씨는 결국 돈을 받아 내지 못했다.

A씨는 또 지난달 18일 서울 지하철 2호선 역삼역 안에서 중국 동포 C씨(64ㆍ여)가 경로 우대용 교통카드를 사용한 것을 보고 뒤따라가 역무원 행세를 하며 “부정승차 부가금을 내지 않으면 강제 출국시키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C씨는 정상적으로 비자를 발급 받아 문제가 없는 신분이었지만 동서 명의로 된 우대용 교통카드를 부정 사용했다는 이유로 강제 출국당할까 겁이나 인근 ATM에서 60만원을 뽑아 A씨에게 건넸다.

조사 결과 A씨는 2006년부터 경찰관을 사칭해 불법체류자들로부터 돈을 빼앗다 검거돼 징역형을 선고 받은 동종 전과 5범이었다.

경찰 관계자는 “A씨는 피해자들이 자신의 신분 때문에 경찰에 쉽게 신고하지 못한다는 점을 악용했다”며 “살인이나 사기, 공갈 등 주요 범죄 피해자는 출입국관리사무소에 신상정보를 통보하지 않으므로 불법체류자라 하더라도 적극적으로 경찰에 신고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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