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전기차엑스포 뜨거운 관심 불구
제조사 최대 주행거리 180km대 기록
해외엔 250km 이상 주행 車 수두룩
지난 18일 제주국제컨벤센터에서 개막된 ‘제3회 국제전기자동차엑스포’의 주인공은 단연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이다. 2010년 ‘블루온’ 이후 현대차가 6년 만에 선보인 전기차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오는 6월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시장에 풀리려면 아직도 한참 남았지만 컨벤션센터 3층 한 가운데를 차지한 현대차 부스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을 보러 온 관람객들로 하루 종일 북적거렸다.
국내 판매 전기차 중 최고 성능
지난달 제주도의 전기차 민간보급 공고에는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최대 주행거리가 169㎞(상온 기준)로 표기됐지만 이날 현대차는 “180㎞는 무조건 넘는다”고 자신했다. 적게 잡아도 지난해까지 1위를 지킨 기아자동차 ‘쏘울 EV’(148㎞)를 포함해 올해 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보조금이 지원되는 승용 전기차 7종 중 가장 길다.
다른 전기차들처럼 얌전하지 않은 것도 아이오닉 일렉트릭의 특징이다. 전기모터가 가솔린 엔진차 못지 않은 최고출력 120마력(ps)에 최대토크 30㎏fm를 발휘한다. 최고속도는 시속 165㎞로, 지난해까지 가장 빨랐던 BMW i3(150㎞/h)도 앞질렀다.
현대차는 세제 혜택을 반영한 아이오닉 일렉트릭 주력 모델의 가격을 4,000만원으로 책정했다. 올해 국내 전기차 시장의 50%를 차지하기 위해서다. 기본 가격이 4,000만원이면 국비 1,200만원에 도비 보조금 700만원이 나오는 제주에서는 2,100만원에 구입할 수 있다.
출시된 지 2년이 넘은 스파크 EV(3,990만원)와 쏘울 EV(4,250만원)의 가격대를 감안하면 파격적이다. 현대차의 가격 공세에 르노삼성자동차도 4,090만~4,190만원인 ‘SM3 Z.E.’를 올해 300~400만원 인하한다. 닛산은 ‘리프’의 기존 ‘SL트림’을 300만원 내렸고, 이보다 싼 ‘S트림’(4,590만원)을 올해 추가로 출시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제주도 전기차 1차 민간 공모에서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약 65%의 점유율로 1위를 차지했다”며 “지난 18일 시작된 2차 공모 때는 신청이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기대했다.
달아나는 글로벌 시장에서 통할까
올해 환경부가 보조금을 지급하는 전기차는 총 8,000대이고, 이는 곧 국내 전기차 시장 규모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아무리 많이 팔려도 이 한계를 넘지 못한다. 결국 성패는 국내가 아닌 해외시장에서 결정되지만 전망은 그리 낙관적이지는 않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 중국에서는 250㎞ 이상 달리는 전기차들이 판매되고 있다. 이번 국제전기차엑스포에서 쎄미시스코가 전시한 중국 JAC모터스의 전기차 ‘iEV6S’의 주행거리도 시속 60㎞로 달리면 300㎞, 일반 도로에서는 251㎞다. 쎄미시스코 관계자는 “독점 계약을 한 JAC모터스의 전기차를 인증을 거쳐 국내에 들여올 계획”이라고 말했다.
미국 시장은 더 치열하다. 한번 충전으로 400㎞ 이상을 뽑아내는 테슬라는 물론이고 제너럴모터스(GM)도 올해 말 전기차 ‘볼트 EV’ 양산을 시작한다. 전기차용 기본 차체(플랫폼)로 개발한 볼트 EV는 미국 기준으로 200마일(321㎞) 이상 달린다. 배터리팩 용량은 아이오닉 일렉트릭(28㎾h)의 2배가 넘는 60㎾h다. 아이오닉 일렉트릭은 하이브리드 및 충전식(플러그인) 하이브리드 차와 플랫폼을 공유해 순수 전기차 전용모델은 아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도 용량이 큰 배터리로 주행거리를 늘린 전기차를 이미 개발했을 것”이라며 “배터리가 커지면 가격이 비싸지는 만큼 양산이 가능한 시점과 경쟁력 있는 가격을 확보하는 게 관건”이라고 말했다. 제주=글ㆍ사진 김창훈기자 chki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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