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보통신정책硏 흐지부지 결론
SKT 대 KTㆍLGU+ 공방 부채질
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 심사 발표를 앞두고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이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보고서를 내 놨지만 통신사간 갈등은 오히려 더 커지고 있다.
KISDI는 지난 18일 ‘2015년 통신시장 경쟁상황평가’보고서를 공개했다. 보고서는 통신시장의 경쟁 상황을 객관적으로 보여주는 유일한 보고서로 미래창조과학부가 의뢰해 매년 KISDI가 발간하고 있다. 이에 따라 보고서가 발간되면 통신사간 갈등이 다소 해소될 것으로 기대를 모았다. 그러나 같은 자료를 두고 상반된 해석으로 SK텔레콤과 합병 반대 측(KT와 LG유플러스)의 날 선 공방은 줄어들 기미가 안 보이고 있다.
합병 반대 측은 보고서를 바탕으로 이동전화가 포함된 결합상품 시장점유율에서 이동 통신 시장의 지배력이 결합상품으로 옮겨가고 있다고 주장했다. 반대 측 관계자는 “2008년 29%에 불과했던 SK텔레콤의 이동전화 포함 결합상품의 점유율이 이동전화의 시장지배력을 바탕으로 꾸준히 상승해 지난해 51.1%가 됐다”며 “CJ헬로비전 인수 후 방송 서비스와 결합 상품을 내놓으면 이 같은 지배력 전이 현상이 심화돼 공정경쟁을 해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SK텔레콤은 이 같은 점유율 증가는 시장의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반박하고 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전체 결합상품 중에서 이동전화 포함 결합 상품의 비중은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초고속 인터넷, 유선전화 등도 개별 품목별로 결합상품 시장을 보면 각 품목에서 우위를 점한 사업자가 높은 점유율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보고서가 명확한 결론을 내지 않고 판단을 유보한 것도 갈등만 더 키웠다는 지적이 나온다. 보고서는 “이동전화시장의 지배적 사업자인 SK텔레콤의 이동전화 결합상품이 다른 시장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상반된 시각이 존재한다”면서도 “판단을 위해서는 관련 시계열 자료의 충분한 축적과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합병 반대측 관계자는 “시장 지배력이 뻔한데도 결론을 명확히 내지 않은 이유가 석연찮다”고 비판했다. KISDI 관계자는 “이동전화나 유선전화 시장과 달리 결합상품 시장은 아직 누가 시장지배력을 가지고 있다고 섣불리 판단할 수 없다”고 밝혔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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