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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고용연금장관 사임, ‘보수당 내전’으로 번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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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고용연금장관 사임, ‘보수당 내전’으로 번진다

입력
2016.03.21 01: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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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출연한 이언 던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이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의 복지정책을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로이터 뉴스1
20일(현지시간) 영국 BBC에 출연한 이언 던컨 스미스 전 고용연금장관이 데이비드 캐머런 내각의 복지정책을 "불공정하다"고 비판했다. 로이터 뉴스1

18일(이하 현지시간) 돌연히 사임을 발표한 이언 던컨 스미스 전 영국 고용연금장관이 20일 영국 공영방송 BBC에 출연해 데이비드 캐머런 총리 내각의 복지정책이 “불공정하다”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일간지 가디언 등 영국 언론은 유럽연합(EU) 탈퇴(브렉시트) 주창자들 중 한 명인 스미스 전 장관이 EU 잔류를 주장하는 캐머런 내각에 상처를 입혔다면서 “보수당 내전(Tory civil war)이 시작됐다”고 보도했다.

스미스 전 장관은 20일 BBC의 ‘앤드루 마 쇼’에 출연해 “현재 영국 정부는 복지예산 상한을 자의적으로 설정하고 있다”며 “부자들의 세금을 깎고 노동자층의 복지혜택만 줄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전 장관은 18일 내각의 장애인 보조금 삭감조치를 “소득이 더 많은 납세자에게 혜택을 주는 것”이라고 비판하며 사임 의사를 밝혔다. 스미스 전 장관은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과 예산 배정을 놓고 갈등을 빚은 것으로 알려졌다.

총리공관은 20일 공식성명을 통해 “우리는 더 공정한 복지정책을 만들고 세금을 감면하고 경제를 안정시키기 위해 노력해갈 것”이라 발표했다. 스미스 전 장관의 비판을 부정한 셈이다. 영국 일간지 더 타임스 일요일판은 캐머런 총리가 앞서 스미스 전 장관의 일방적인 사임에 크게 화를 냈다고 보도했다. 캐머런 총리는 스미스 전 장관의 후임으로 스테픈 크랩 웨일스담당장관을 임명했다.

정부와 언론 일각에서는 스미스 전 장관의 정부 비판이 EU 잔류를 밀어붙이는 캐머런 총리의 리더십을 훼손하기 위한 것이라는 시각도 나왔다. 스미스 전 장관과 함께 일했던 로스 알트만 연금장관은 “스미스 전 장관이 브렉시트를 위해 캐머런 내각에 최대의 상처를 입혔다”고 주장했다. 스미스 전 장관은 영국 보도전문방송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그런 반응이 나올 것은 알고 있었지만 내 사임 이유는 유럽 때문이 아니다”라고 부정했다.

그러나 보수당의 유럽회의주의자들은 이번 사건을 EU 잔류파 인사들을 공격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 보수당의 대표적인 유럽회의주의자인 피터 릴리 하원의원은 “(EU 잔류파인) 조지 오스본 재무장관이 (캐머런의 후임으로) 가장 적절한 인물이 아님이 드러났다”고 발언했다. 스미스 전 장관을 지지하는 버나드 젠킨 하원의원 역시 스카이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캐머런 내각이 스미스 전 장관의 의도를 브렉시트 문제로 몰아간 것은 잘못됐다”고 지ㅓㄱ했다.

인현우기자 inhyw@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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