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올 시즌에도 적수는 없었다. 춘천 우리은행이 정규리그ㆍ챔피언결정전 통합 4연패를 달성하며 ‘왕조’를 공고히 했다.
위성우(45) 감독이 이끄는 우리은행은 20일 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KDB생명 2015~16 여자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5전3선승제)에서 부천 KEB하나은행을 69-51로 대파, 시리즈 전적 3연승으로 가볍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렸다.
1998년 출범한 여자프로농구에서 한 팀이 4시즌 연속 챔피언결정전을 제패한 것은 2007년 겨울리그부터 2011~12시즌까지 신한은행이 6시즌 연속 우승한 이후 우리은행이 두 번째다. 또 우리은행은 8번째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함께 7번의 통합우승을 차지하며, 6개 구단 가운데 최다를 기록하게 됐다. 이날 기자단 투표로 결정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에는 72표 중 33표를 얻은 박혜진(26)이 지난해에 이어 2년 연속 MVP의 영광을 안았다.
박종천(56) 하나은행 감독이 시즌 개막을 앞둔 미디어데이에서 “할머니들”이라고 도발했던 우리은행의 토종선수들은 건재했다. 양지희(32)는 정규리그에서 국내 선수 리바운드 1위(6.0개)를 차지하며 생애 첫 정규리그 MVP의 영광을 누렸고, 챔프전 MVP에 뽑힌 박혜진도 궂은 일을 도맡으면서 국내 선수 리바운드 2위(5.9개)에 올랐다. ‘맏언니’ 임영희(36)도 여전했다. 탁월한 수비 능력은 물론, 평균33분 47초라는 적지 않은 출전 시간을 통해 14.42점, 4.09리바운드, 3.24어시스트, 0.88스틸이라는 빼어난 성적을 올렸다. 변수로 지적됐던 새 외국인선수 쉐키나 스트릭렌(26)도 득점 1위(평균 18.34점), 3점 슛 1위(76개)를 기록하며 우리은행 우승의 일등공신이 됐다.
여기에 ‘주전급 식스맨’으로 성장한 이은혜(27)와 양지희 백업인 김단비(24)도 정규 시즌 막판부터 팀에 큰 활력소가 됐다. 무르익은 위 감독의 용병술도 빛을 발했다. 통합 3연패 기간 동안 가동했던 핵심 수비인 존 프레스는 정규리그에 이어 챔프전에서도 여전히 위력적이었다. 박혜진, 이승아(24), 임영희가 프런트 코트부터 상대 가드에게 효과적으로 압박을 가했고, 순간적인 트랩까지 사용하며 공격을 효과적으로 지연시킴과 동시에 상대 실책까지 유발했다.
하나은행과 챔피언결정전 역시 3경기 모두‘원 사이드 게임’이었다. 상대를 공ㆍ수에서 압도했다. 무엇보다 위 감독은 “승부처에서 경험이 쌓여 경기를 이기는 경우가 많았고, 우승이 누적되는 성과를 거두면서 심리적으로 우위에 있는 것 같다”며 ‘이기는 습관’을 통합 4연패의 가장 큰 원동력으로 꼽았다. 성환희기자 hhsu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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