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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범, 피자 많이 시켜먹어 덜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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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리 테러범, 피자 많이 시켜먹어 덜미

입력
2016.03.20 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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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1월 130명의 목숨을 앗아간 파리 테러의 주범 살라 압데슬람(26)이 범행 4개월여 만인 18일(현지시간) 벨기에에서 체포됐다. 9명의 파리 테러 주범 중 유일한 생존자인 압데슬람은 그의 고향에서 불과 450m 떨어진 곳에서 은신하고 있다 잡혔다. 이에 따라 “‘등잔 밑’ 조차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부실 수사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벨기에 공영 VRT방송 등 외신들에 따르면 압데슬람은 이날 오후 5시께 브뤼셀 몰렌베크 지역에서 다리에 상처를 입은 채 체포됐다. 또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다른 용의자 3명도 추가로 검거됐다. 체포 과정에서 두 차례 폭발음이 들렸지만 압데슬람의 부상 정도는 심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압데슬람은 경찰에서 “동료(테러범)들을 스타드 드 프랑스 경기장까지 차량으로 데려다 줬을 뿐이고 나 또한 그곳에서 자폭할 계획이었다”며 “하지만 마지막에 생각을 돌려 도주했다”고 진술했다.

경찰의 대대적 수색에도 127일 동안 수사망을 빠져나갔던 압데슬람은 유리잔에 묻은 지문과 식량으로 쓸 피자 주문 때문에 꼬리를 잡혔다. 이번 작전에 앞서 벨기에 경찰은 15일과 16일 몰렌베크 인근 포레스트 지역의 한 아파트를 급습, 파리 테러 관련 용의자 1명을 사살했다. 이곳에 압데슬람은 없었지만 그의 지문이 묻은 유리잔을 확보한 것이다. “압데슬람이 아직 벨기에에 있을 것”이라고 확신한 경찰은 그의 고향인 몰렌베크까지 수사망을 좁혀갔다. 경찰은 특히 이슬람계 밀집 거주지의 아파트에서 한 여성이 생각보다 많은 양의 피자를 주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경찰 급습 당시 압데슬람은 3명의 여성 및 아이들과 함께 있었으며, 이들이 압데슬람을 숨겨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얌 얀본 벨기에 내무장관은 “수사 초반에는 조력자가 몇몇 있을 것으로 예상했지만, 수사를 진행할수록 압데슬람을 도와준 사람이 생각보다 많았다”고 말했다.

벨기에 경찰의 부실 수사 논란도 일고 있다. 압데슬람이 체포된 곳은 그의 고향이자 부모의 집에서 불과 450m가량 떨어진 곳이었기 때문이다. 벨기에 검찰 관계자는 “압데슬람이 이 아파트에서 최소 수 주에서 최대 수개월 간 은신했던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압데슬람 체포 직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압데슬람이 신속하게 프랑스 사법 당국에 인도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벨기에 출신인 압데슬람은 프랑스 송환을 거부하고 있지만 프랑스 국적을 갖고 있는 데다 테러 현장 역시 프랑스여서 송환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압데슬람의 정확한 범행 경위와 이동 경로 등에 대해 조사 중이다.

압데슬람은 테러 당시 이동 수단으로 사용된 폭스바겐 폴로 승용차를 자신의 이름으로 빌린 데다, 그의 3형제가 모두 테러에 가담하는 등 이번 테러를 계획한 핵심 용의자로 꼽힌다. 또 그의 승용차는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90명)한 바타클랑 극장 주차장에서 발견됐다. 강주형기자 cubie@hankookilbo.com

벨기에 경찰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몰렌베크의 한 아파트에서 파리 테러 주범 중 유일한 생존자인 살라 압데슬람(가운데 흰옷)을 체포하고 있다. 몰렌베크=로이터 연합뉴스
벨기에 경찰이 18일(현지시간) 벨기에 몰렌베크의 한 아파트에서 파리 테러 주범 중 유일한 생존자인 살라 압데슬람(가운데 흰옷)을 체포하고 있다. 몰렌베크=로이터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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