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해병대, 연대급 기동부대 편성 “한반도 전역 24시간 내 출동”
북한이 연일 핵 무기 실전배치 가능성을 공언하고 남측을 노골적으로 겨냥한 군사훈련을 일삼으며 도발 위협 수위를 높이고 있다.
북한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은 20일 김정은 국방위 제1위원장의 참관 하에 남측을 겨냥한 상륙 훈련을 실시했다고 보도했다. 이 자리에서 김 위원장은 “우리의 해안으로 달려드는 적 상륙집단들을 모조리 수장해버리자면 부대들을 부단히 훈련 또 훈련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훈련 날짜는 밝히지 않았지만, 한미연합훈련인 키리졸브(KR) 연습이 종료된 지난 18일에 맞춰 실시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 정보당국은 북한이 최근 핵심 군사기밀을 노출하는 등 공개적인 무력시위에 나선 것과 관련, 북한의 핵과 미사일 분야 담당기관들이 5월 당 대회를 앞두고 ‘핵 능력 고도화를 위한 70일 전투’를 벌이며 일종의‘업적경쟁’에 나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북한이 공세적인 핵 강압전략을 노골화한 만큼, 단순히 엄포에 그치지 않고 추가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분석이다. 정성윤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초반 준비 상황이 노출될 우려가 큰 장거리 미사일 보다는 핵 폭발력을 확장시킨 추가 핵실험이나, 중국을 자극해 제재 국면을 흐트러뜨릴 목적으로 서해상에서 국지 도발을 감행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상륙작전을 주 임무로 하는 우리 해병대가 유사시 한반도 전역으로 24시간 내 출동할 수 있는 3,000명 규모의 연대급 신속기동부대를 경북 포항 해병대 예하 1사단에 편성했다고 밝혔다. 해병대는 기존에 포항 및 평택, 동해 등 동서남해안 주요 거점 중심으로 출동 태세를 갖춘 신속대응부대를 운영해왔는데 이들을 한데 모아 연대급으로 키워 개편한 것이다. 이들은 평시에는 재난 재해 및 국지도발 긴급 대응에 나서고, 전시에는 후방에서 북한 내륙에 가장 먼저 침투해 핵심시설을 파괴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해병대 관계자는 “임무가 정해져 있지 않는 게 임무다. 명령이 떨어지는 즉시, 어디든 24시간 안에 출동해 임무를 해결하는 게 목표다”고 말했다.
항공기에 장갑차를 싣고 다니며 세계 어느 전투현장에도 96시간 안에 투입될 수 있을 만큼 고도의 기동성을 자랑하는 미국의 스트라이커 부대를 벤치마킹 했다. 고대 그리스의 최정예 전사였던 스파르타인에 빗대 부대 별칭도 ‘스파르탄 3000’으로 지었다. 언제 어디서든 싸워 이길 수 있는 강한 부대를 만들자는 의지를 다지기 위해서다.
강윤주기자 kkang@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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