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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험상품 못 담고 초기투자 부담” ISA에 시큰둥한 보험업계

입력
2016.03.20 16: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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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수료 사업도 주요한 수익모델”

다른 보험사들 “홍보효과 노린 것”

금융권은 요즘 어디를 가나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가 화두입니다. 은행과 증권사는 고객 한 명이라도 더 끌어 모으기 위해 혈전을 벌이고 있는데요. 금융권에서도 이런 뜨거운 분위기에서 한 발짝 물러나 있는 업계가 있습니다. 바로 보험업계입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ISA 상품을 내놓은 총 33개사 중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이 유일합니다. ISA는 자본시장법상 신탁이나 일임업 허가를 보유하고 있는 금융회사면 어디나 취급할 수 있습니다. 현재 신탁업 라이선스를 보유해 ISA를 출시할 수 있는 보험사는 미래에셋생명, 삼성생명, 교보생명, 한화생명, 흥국생명, 삼성화재로 6개사이지만 미래에셋생명을 제외하고는 ISA 출시에 대해 시큰둥한 반응입니다.

이들은 가장 큰 이유로 초기 투자 비용을 꼽습니다. 보험사 입장에선 당장 ISA 판매가 가능한 인력 양성부터 상품 개발까지 여러모로 돈이 들어갈 곳이 많습니다. 고객이 ISA 가입을 위해 방문할 수 있는 영업망도 빈약합니다. 대형사인 삼성생명이나 교보생명도 점포 수는 전국 50~60개 수준입니다. 결정적으로 보험상품은 ISA에 담을 수 없습니다.

보험사들은 “시간과 비용을 고려하면 실익이 없다”며 “ISA 시장에 진입할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입을 모읍니다. 이번 달 이내로 ISA를 출시한다고 알려졌던 삼성생명도 “아직 검토 중일 뿐 확정된 사안은 아니다”고 미온적인 답을 내놨습니다.

반면 미래에셋생명은 14일 ‘미래에셋생명 LoveAge 신탁 ISA’를 출시하고 홀로 고군분투 중입니다. 금융투자협회 집계에 따르면 14~18일 5일간 미래에셋생명의 누적 가입자 수는 182명, 가입 금액은 1억8,000만원으로 전체 ISA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0~0.1%에 그칩니다.

외로운 싸움을 자초한 미래에셋생명은 이를 다른 보험사와 차별화된 수익 모델 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미래에셋생명은 보험 판매 만이 아니라 ‘피 비즈(Fee Biz)’, 즉 수수료 사업 역시 주요한 수익 모델로 추구하는데요. ISA 상품으로 얻을 수 있는 수수료가 상당하다고 보고 있는 겁니다. 실제로 지난해 이 회사는 수수료로 400억원을 벌어들였습니다.

다른 보험사들은 여전히 미래에셋생명의 행보에 투자상품에 강하다는 ‘미래에셋’의 브랜드 이미지를 강화하려는 홍보 효과를 노린 의도일 뿐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입니다. ISA가 보험사의 새로운 수익원이 될 수 있을까요? 누가 웃게 될 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습니다.

송옥진기자 clic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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