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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뒤끝뉴스]AI만 진화하나, 아파트도 트랜스포머된다

입력
2016.03.19 1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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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은 아파트 공화국입니다. 2014년 기준으로 아파트 거주 비율은 주택 전체의 49.6%에 이릅니다. 2가구 중 1가구는 아파트에 살고 있는 셈이지요. 이 말은 곧, 사람들 상당수가 획일화된 구조에서 또 비슷한 공간에서 생활하고 있다는 뜻도 됩니다. 정형화된 전용면적(59㎡, 84㎡ 등)에 입주하고, 방 2개 화장실 1개 또는 방 3개 화장실 2개 등으로 구성된 공간을 점유하면서 말이죠. 알아서 ‘토막’ 낸 공간에 짐만 풀면 되니 참 편리한 주택 유형이다 싶기도 하지만 반대로 생각하면 개인의 라이프스타일은 전혀 고려되지 않은, 참으로 무개성 유형인 것 같기도 한 게 사실입니다.

이런 소비자들의 욕구를 알아차린 걸까요. 건설사들이 평면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테라스하우스’ 열풍이 불기도 했지요. 부동산114에 따르면 작년 공급된 테라스하우스 단지는 11곳, 총 3,866가구에 이릅니다. 청약경쟁률도 평균 21대 1로 일반주택의 1순위 평균 경쟁률(11대1)의 2배나 됐습니다. 테라스하우스는 겉으로는 서비스면적이라고는 하지만 기본적으로 다른 평면보다 분양가가 비싸니 집값이 만만찮은 데도 사람들이 몰린 겁니다.

올해는 더욱 파격적인 상품이 나왔습니다. 구조벽을 최소화해 내 맘대로 공간을 만드는 ‘트랜스포머형’ 평면이 나왔습니다. 대림산업은 경기 광주시 오포읍 인근에 짓는 단지(전용 76~122㎡ㆍ573가구)에 이 신규 개발한 평면을 적용할 계획입니다.

대림산업은 구조벽을 최소화해 다양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신평면을 선보였다. 가장 첫번째 그림이 구조벽 3개만 기둥처럼 세워져 있는 신평면 모습. 여기에 가벽 등을 설치하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은 구조벽을 최소화해 다양한 공간을 만들 수 있는 신평면을 선보였다. 가장 첫번째 그림이 구조벽 3개만 기둥처럼 세워져 있는 신평면 모습. 여기에 가벽 등을 설치하면 자신만의 공간을 만들 수 있다.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의 신평면이 적용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의 전용 116㎡ 거실모습. 대림산업 제공
대림산업의 신평면이 적용된 'e편한세상 테라스 오포'의 전용 116㎡ 거실모습. 대림산업 제공

이 기술의 핵심은 ‘벽’입니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생각하는 벽은 방과 거실, 주방을 구분할 수 있게끔 위, 옆으로 꽉 막힌 것이지요. 한마디로 공간을 막는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이 신평면의 벽은 조금 다릅니다. 내력벽(건축물 무게를 지탱하도록 설계된 벽)의 너비를 최소화한 덕분에 공간과 공간 사이가 뚫려 있습니다. 공간 가운데 넓적한 기둥 3개만 놓여있고 온 사방이 다 보이도록 뚫려 있는 셈입니다. 이곳을 어떻게 구성하느냐는 수요자의 몫입니다. 거실과 방 1개를 합친 공간만큼 서재를 만들 수도 있고 방의 크기와 개수를 줄이는 대신 주방을 넓힐 수도 있습니다. 내력벽 옆에 가벽을 세워 공간을 막으면 됩니다. 단, 모든 전용면적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시범적으로 전용 116㎡에서만 가능하고 계약 시 4가지 예시 평면을 준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 수요자가 선택한 평면으로 설계가 되고 향후 살면서 다시 구조를 바꾸고 싶으면 개인이 리모델링을 하면 된다고 합니다. 물론 가벽을 뜯어내고 다시 붙이고 하는 등 인테리어 비용은 각자의 몫입니다.

삼성물산의 래미안 아뜰리에 하우스.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의 래미안 아뜰리에 하우스. 삼성물산 제공

삼성물산은 서울 광진구 구의1구역에서 짓는 ‘래미안 구의 파크스위트’에 ‘아뜰리에 하우스’라는 신평면을 선보였습니다. 일부 가구를 복층으로 만드는 것인데요, 보통 복층은 최상층에서 선보이는데 이곳은 그런 개념을 파괴했습니다. 1층과 지하로 복층을 구성한 것이지요. 일반적으로 아파트 지하는 전기 통신선이나 배수관 등 설비관리층으로 사용되는데 발상의 전환을 한 것입니다.

1층 세대 밑 지하에 별도 공간을 배치하고 내부 연결계단도 만들 예정입니다. 이곳에선 녹음실, 스튜디오, 영화감상실 등 취미생활이 가능하겠죠. 지하 전용 현관도 만들어질 거라고 하니 늦은 시간에도 다른 가족들을 방해하지 않고 자신만의 시간을 보낼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평면의 변신은 입주해 살 사람들에겐 매우 색다른 경험으로 다가올 것 같습니다. 다만 아직은 파격적 평면이 낯선 사람들이 많아 팔 때 어려움을 겪을 가능성도 있습니다. 그렇게 되면 평면의 변신이 한 순간에 ‘유죄’(?)로 될 수도 있겠네요.

강아름기자 saram@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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