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ㆍ15 공천 학살 여파로 공천 업무 중단
전날에 이어 18일 최고위와 공관위 모두 파행
비박계를 대거 낙천시킨 ‘3ㆍ15 공천학살(7차 공천심사발표)’ 여파로 파행을 거듭한 새누리당 최고위원회의가 우여곡절 끝에 18일 다시 열렸지만 갈등의 봉합은커녕 고성만 오간 채 정회됐다. 취소와 개최를 번복하며 오후 9시 재개된 심야 최고위에서도 양측은 더욱 노골적으로 충돌했다. 최고위로부터 ‘유승민 의원 거취 논의’라는 공을 떠안은 공천관리위원회 전체회의마저 이날 다시 파행되면서 4ㆍ13 총선을 26일 앞두고 공천 업무가 장기간 표류할 위기에 처했다.
이날 김무성 대표 주재로 열린 오전 비공개 최고위에서는 2시간 넘게 격론이 벌어졌지만 경선지역 6곳에 대한 결과를 추인한 것을 제외하곤 아무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 김 대표가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추인을 보류했다고 밝힌 7개 단수추천지역은 여전히 미결 상태로 남았고 유승민 의원의 거취에 대한 논의는 다시 공관위로 넘어갔다. 다만 최고위는 낙천한 주호영(대구 수성을) 의원의 컷오프 결정에 대해서는 다시 한 번 공관위에 재의 요청을 하기로 했다.
이날 회의장 밖으로는 “이건 박해가 아니냐”, “이런 식이면 회의를 진행할 수 없다” 등의 고성이 흘러나와 격앙된 회의장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김 대표는 회의 도중 이재오(서울 은평을) 의원 등을 낙천시킨 7차 공천결과를 두고 “독재정권에서 하던 것”이라고 언성을 높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공관위가 상향식 공천을 명시한 당헌ㆍ당규에 반하는 사실상의 전략공천을 하고 있다”고 비판한 긴급 기자회견을 연 데 대한 친박계 최고위원들과 외부 공관위원들의 사과 요구도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대표의 우군으로 분류되는 김을동 최고위원은 탁자를 치면서 “지적할 것은 지적해야지 않느냐”며 “우리가 공관위에서 오는 것을 승인만 해주는 곳이냐, (공관위가) 당헌ㆍ당규(상향식 공천)를 안 지킨 게 원인이 아니냐”고 강하게 항의했다.
반면 수적 우위를 점하고 있는 친박계 최고위원들은 7차 공천결과 추인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다고 못 박으며 김 대표를 압박했다. 친박계 좌장인 서청원 최고위원은 “빨리 의결해서 나머지 지역의 경선 일정도 진행하는 등 어려운 정국을 헤쳐가야 한다”고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이날 오후 2시 열리기로 했던 공관위 전체회의는 외부 공관위원들이 김 대표가 기자회견 내용에 대해 사과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의 참석을 거부하면서 무산됐다. 이 여파로 당 지도부는 오후 9시 재개하기로 했던 최고위를 취소했다가 오후 늦게 다시 열기로 입장을 번복하는 등 하루 종일 혼선을 거듭했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심야 최고위가 열리기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이 얼마 안 남았는데 공천작업을 정상화시켜서 총선에 대비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해 오늘 최고위가 반드시 열려야 한다고 (최고위원들에게) 말씀드렸다”고 밝혔다. 이날 공관위가 파행하면서 애초에 계획된 37개 지역구의 경선여론조사 결과 발표가 미뤄졌다. 이로써 최고위가 추인을 보류한 단수추천지역을 포함, 40여곳에 달하는 지역구의 후보 확정 발표가 지연됐다. 새누리당은 현재 253개 지역구 가운데 149개 지역구의 후보를 최종 확정한 상태다. 정승임기자 chon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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