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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전에서 실전으로… ‘깃발라시코’ 막올랐다

입력
2016.03.18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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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깃발라시코'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염태영(왼쪽) 수원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프로축구연맹 제공
'깃발라시코'에서 승리를 자신하는 염태영(왼쪽) 수원시장과 이재명 성남시장. 프로축구연맹 제공

설전(舌戰)이 실전(實戰)으로 이어졌다.

두 구단주의 입씨름으로 시작한 국지전이 팀의 자존심을 건 전면전으로 확대됐다. 수원FC와 성남FC는 19일 오후 3시 수원종합운동장에서 열리는 K리그 클래식(1부) 2라운드에서 맞붙는다. 양 팀 모두 기업구단에 비해 재정 상황이 열악한 시민구단이다. 더구나 수원FC는 지난해 챌린지(2부)에서 올 시즌 클래식으로 승격한 ‘초짜’다. 하지만 ‘깃발라시코’라 불리는 이번 대결로 주목 받고 있다. 공중파 생중계까지 잡혔다.

성남 구단주 이재명(52) 성남시장의 글이 발단이 됐다. 그는 지난 2일 자신의 트위터에 성남의 새 외국인선수 피투(32)의 영입을 알리며 ‘피투가 피 튀길지도···. 염태영 구단주님 혹 쫄리시나요? 성남 첫 원정 상대가 수원FC인데 수원에서 만납시다’고 도발했다. 그러자 수원FC 구단주 염태영(56) 수원시장도 ‘고대하고 있습니다. 시즌 직전까지 외국 선수 영입할 정도로 걱정 되시나요’라고 응수했다. 이 시장이 다시 ‘팬들이 이긴 시청 깃발을 진 시청에 걸라고 하는데 어떨까요’라고 물었고 염 시장도 ‘세게 나오시네요. 좋습니다. 단 처음인데 시청 깃발보다 구단 깃발로 시작하시죠’라고 화답하면서 깃발라시코가 성사됐다. 깃발라시코는 깃발과 엘 클라시코(바르셀로나와 레알 마드리드의 더비)를 합친 말이다.

결전이 다가오면서 두 팀은 실제 깃발을 거는 방법과 시기까지 구체적으로 합의했다. 원정 팀 성남이 승리하면 경기 종료 1시간 뒤 수원종합운동장에 성남 구단 깃발을 건다. 반대로 홈팀 수원FC가 이기면 경기 다음 날 오전 9시에 탄천종합운동장에 수원 구단 깃발을 게양한다. 게양기간은 사흘이다.

수원FC와 성남은 구단 깃발까지 특별히 제작했다. 성남은 아줌마 응원단으로 구성된 ‘줌마 서포터’가 직접 깃발을 만들어 승리 기원 메시지를 담아 구단에 증정했다. 수원FC도 가로 2.4m, 세로 1.5m의 성남과 똑같은 크기로 깃발을 마련했다. 수원FC는 경기 직전 입장하는 홈 팬들로부터 깃발에 응원 문구를 받을 계획이다.

염태영 수원FC 구단주가 지난 8일 클래식 진출 기념식에서 구단기를 흔들고 있다. 수원FC는 19일 성남FC와 '깃발더비'를 위한 구단 깃발을 따로 제작했다. 수원시 제공
염태영 수원FC 구단주가 지난 8일 클래식 진출 기념식에서 구단기를 흔들고 있다. 수원FC는 19일 성남FC와 '깃발더비'를 위한 구단 깃발을 따로 제작했다. 수원시 제공
성남FC 선수단이 지난 16일 회식 뒤 구단 깃발을 펼쳐보이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이 구단기는 성남의 아줌마 팬들로 구성된 '줌마 서포터스'가 제작한 것으로 수원FC와 경기에서 이기면 이 깃발이 수원종합운동장에 걸리게 된다. 성남FC 제공
성남FC 선수단이 지난 16일 회식 뒤 구단 깃발을 펼쳐보이며 승리를 다짐하고 있다. 이 구단기는 성남의 아줌마 팬들로 구성된 '줌마 서포터스'가 제작한 것으로 수원FC와 경기에서 이기면 이 깃발이 수원종합운동장에 걸리게 된다. 성남FC 제공

양 팀 팬들도 총집결을 예고하고 있다.

홈팀 수원FC는 8,000명의 구름 관중을 예상하고 있다. 수원FC 홍보팀 최명진 대리는 “팬들의 문의가 쇄도하고 있다”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수원FC의 작년 평균 관중이 1,395명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성남전에 쏠린 관심이 얼마나 대단한 지 알 수 있다. 성남도 대규모 원정 응원단을 꾸린다. 45인승 버스, 25대를 투입해 팬들을 성남에서 수원으로 실어 나를 예정이다. 성남 지역 내 한 백화점에서 관광버스 25대의 수송 비용을 대겠다고 팔을 걷어붙이고 나섰다. 버스가 꽉 찰 경우 원정 응원단만 1,000명이 넘는다. 수원종합운동장에 성남 몫으로 배분된 좌석은 1,400석인데 개인적으로 이동하는 성남 팬들까지 합치면 원정 응원석도 꽉 들어찰 전망이다.

객관적인 기량에서는 성남이 다소 앞선다는 평이다. 성남은 12일 수원 삼성과 홈경기에서 2-0 완승을 거두며 탄탄한 전력을 과시했다. 반면 수원FC는 13일 전남 드래곤즈 원정에서 득점 없이 비기고 돌아왔다. 하지만 수원FC는 안방 개막전인 만큼 쉽게 물러서지 않겠다는 각오다. 화끈한 공격 축구로 재미와 결과, 두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며 벼르고 있다.

윤태석기자 sportic@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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