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들의 등급을 매겨 차별대우를 하면서 폭언과 성추행을 일삼은 초등학교 교사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형사2부(부장 김대현)는 성폭력범죄처벌특례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박모(39)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8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박씨는 2010년 서울 금천구의 한 초등학교에서 담임을 맡은 학급의 A(당시 12)양과 B(당시 11)양을 서울 모 여대 앞으로 데려가 짧은 치마와 티셔츠를 사주며 “이 옷을 입고 오라”고 시켰다. 박씨는 이튿날 자신이 사준 옷을 입고 온 두 사람에게 지시를 잘 따르지 않는다며 방과 후에 남으라고 한 뒤 양 볼을 손으로 잡아 당겨 내팽개친 다음, 손으로 이들의 허벅지를 만졌다.
박씨는 평소 학급 아이들을 사자 호랑이 표범 여우 토끼 개미 등 등급으로 나눈 사실을 상기시키며 두 사람에게 “스타킹을 벗지 않으면 등급을 낮추겠다”고 협박하기도 했다. 겁먹은 여학생들이 스타킹을 벗자 박씨는 다시 허벅지를 더듬었다. 박씨는 2010년 7월, 11월에도 상담 등을 핑계로 C(당시 11)양을 오후까지 교실에 남겨 엎드리게 한 후 손으로 엉덩이를 만졌다.
조사 결과 박씨는 학생들에 대한 정서적 학대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드러났다. 2012년 7월부터 이듬해 3월까지 교실에서 물건을 떨어트리는 학생들을 때리기 위해 D(당시 11)군에게 ‘사랑의 매’ 역할을 부여한 뒤 총 10회에 걸쳐 친구들을 폭행하게 했다. 그는 지난해 3월 금천구의 다른 학교로 옮긴 후에도 E(당시 8)양이 수업시간에 집중하지 않고 교과서를 만지는 등 딴짓을 했다는 이유로 “국민등신”이라는 욕설을 했다.
검찰 관계자는 “관할 교육청에 박씨가 재직했던 학교의 관리 책임이 적절했는지 사실관계를 확인해 징계를 요청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신지후기자 hoo@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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