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은 18일 손혜원 당 홍보위원장을 ‘절친’정청래 의원의 지역구인 서울 마포을에 전략공천 했다. 비례후보 앞순위로 잠정확정 됐던 손 위원장이 이를 마다하고 공천배제 이후 홍역을 치른 정 의원 대신 그의 지역구에 소방수로 나서는 셈이다.
더민주는 이날 국회에서 비상대책위원회ㆍ선거대책위원회 연석회의 후 김종인 대표가 기자간담회를 열어 손 위원장을 정 의원의 지역구인 마포을에 전략공천 한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정 의원이 숙고 끝에 당을 위해 백의종군 하겠다는 결의를 보여준 데 매우 고맙게 생각한다”며 “정 의원도 공천대상으로 손 위원장을 요구하고, 손 위원장도 수락했다”고 공천배경을 설명했다. 김 대표가 직접 공천 결과를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으로, 정 의원의 컷오프에 지지자들은 물론이고 당 내 의원들까지 반발하는 등 후폭풍이 이어진 데 따른 조치로 보인다.
기자간담회에 함께 자리한 손 위원장은 “낯설고 두렵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죽기를 각오하고 들어가면 결국 살아나오지 않겠느냐”며 “정 의원을 돕고 지역구민들을 위로하고, 또 당에 섭섭해하는 젊은이들을 만나야 되기 때문에 어렵지 않게 결정했다”고 출사표를 던졌다. 앞서 손 위원장은 공천에서 탈락한 정 의원에게 ‘무소속 출마’를 권유하는 등 꾸준히 응원해 왔다. 정 의원이 백의종군을 선언한 16일에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울보 정청래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지 않도록 이제 제가 지키겠습니다. 천군만마와도 바꿀 수 없는 정 의원과 다시 시작합니다”라는 글을 올리기도 했다.
손 위원장은 비례후보 앞 순위를 마다하고 지역구 출마를 결심했다고 전해진다. 김 대표는 “(손 위원장을)전문성이나 당 기여도로 보나 비례에 최우선 순위로 모시려 했는데, 본인이 편안한 비례 최우선 순위를 포기하고 수락한 데 대해 감사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표창원 비대위원도 “쉽지 않은 일임에도 희생을 부탁하게 됐다”며 “비례대표 1번으로 거의 내부 합의가 이뤄진 상태였는데 이를 포기해달라는 후배의 요청을 흔쾌히 받아준 손 위원장께 감사하다”고 전했다.
한편 더민주는 이날 손 위원장을 포함한 9곳의 전략 및 단수공천 지역과 후보를 발표했다. 앞서 심사결과 공천에 탈락했다가 재심신청 수용으로 구사일생으로 살아남은 윤후덕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경기 파주갑에 단수공천됐고 변재일 의원(충북 청원)도 원래대로 단수공천이 결정됐다. 또 ▲광주 북갑(정준호) ▲광주 동남갑(강희권) ▲광주 동남을(이병훈) ▲경기 안산단원을(손창완) ▲충남 홍성예산(강희권) ▲전북 군산(김윤태)에 대한 공천을 확정했다. 나머지 전략공천 지역에 대한 최종 판단은 21일 비대위에서 결정할 계획이다.
전혼잎기자 hoihoi@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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