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탄두 언제든 탑재’ 능력 과시
1발은 장비 노후화로 상공서 폭발
북한이 18일 일본 열도까지 타격 가능한 노동미사일 2발을 발사했다. 핵탄두 폭발실험을 공언하지 사흘 만이다. 북한이 소형화된 핵탄두를 공개한 데 이어 또다시 탄도미사일을 발사하면서, 핵을 미사일에 실어 쏠 수 있다는 의지를 과시하려는 의도로 보인다.
합동참모본부는 “오전 5시55분쯤 평안남도 숙천에서 노동미사일 1발을 동해상으로 발사해 800㎞ 가량 날아갔다”며 “같은 장소에서 오전 6시17분쯤 발사한 1발은 9㎞ 날아가 17㎞ 상공에서 사라졌다”고 밝혔다. 미사일이 발사 후 육지 내 상공으로 상승하는 단계에서 공중 폭발한 것으로 추정된다.
노동미사일은 사거리가 1,300㎞에 달한다. 800㎞를 날아갔다는 것은 고의로 발사각을 높여서 쐈다는 의미다. 북한은 2014년 3월 26일에도 이런 방식으로 노동미사일을 발사했다. 언제든 남한을 겨냥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다.
북한은 지난 15일 핵 개발의 마지막 단계인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를 장착한 미사일 발사를 공언하며 위협수위를 높였다.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핵심인 탄두의 대기권 재진입기술을 확보했다는 주장도 폈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최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미사일 발사를 지시한 것에 맞춰 노동미사일을 쏜 것”이라고 분석했다.
1990년대 실전 배치한 노동미사일은 고폭탄과 화학탄을 장착할 수 있고, 탄두무게는 700㎏에 달한다. 북한이 핵탄두 소형화에 성공할 경우 스커드미사일(탄두무게 770~1,000㎏)과 함께 가장 먼저 탄두를 장착할 것으로 예상되는 무기다.
또한 이날은 한미 연합 키리졸브 연습이 종료되는 날이다. 북한이 핵 능력을 높이는 것과 동시에 군사적 반발차원에서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것으로 해석되는 부분이다.
다만 노동미사일 1발이 상공에서 폭발한 것은 장비 노후화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신인균 자주국방네트워크 대표는 “노동미사일의 액체연료는 유효기간이 2년인데, 미리 주입해 놨던 연료의 부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에서 쐈기 때문에 1단 상승단계에서 터진 것”이라고 분석했다.
북한은 이달 들어 미사일 도발을 계속하면서 사거리를 늘리고 있다. 지난 3일 발사한 신형 300㎜ 방사포 6발은 100~150㎞를 날아갔고, 10일 발사한 스커드 미사일 2발은 500㎞를 비행했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사거리를 더 늘려 무수단 중거리미사일(2,500~3,000㎞)이나 이동식 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1만㎞)을 발사할 수도 있다”며 “5차 핵실험도 언제든 감행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전망했다.
김광수기자 rolling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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