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바둑 열풍이 불고 있는 가운데, 충북도가 세계 바둑대회 유치를 추진하는 등 ‘바둑 마케팅’에 발벗고 나섰다.
충북도는 세계 규모의 바둑대회를 충북에 유치하기 위해 한국기원과 협의 중이라고 17일 밝혔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대회는 5월 29일~6월 1일 열리는 LG배 세계기왕전 개막전이다. 개막전은 개막식과 조추첨, 32강전ㆍ16강전으로 진행된다. 도는 이 행사를 옛 대통령 별장인 청남대에서 열 참이다. 청남대헬기장에 야외 경기장을 마련하거나 청와대 본관을 60%크기로 축소한 대통령기념관을 이용하는 안을 구상 중이다.
한국기원측도 청남대에서의 개막식 개최에 대해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어 대회 유치 가능성은 매우 높다.
충북도가 세계 바둑대회 유치에 나선 것은 올해 1월부터다.
충북바둑협회 신년 간담회에 참석한 유창혁(9단)바둑 국가대표 감독에게 이시종 지사가 대회 유치를 제안하면서 논의가 시작됐다.
이 자리에서 이 지사는 “청남대에서 세계 대회를 열면 충북의 명소를 홍보하고 지역 바둑도 발전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대회 유치에 적극성을 보였다.
이 지사는 “중국에서 바둑이 큰 인기를 끌고 있으니 중국 관광객을 끌어들이고 청주국제공항을 활성화하는데 효과가 클 것”이라고도 했다.
이후 도와 한국기원간 논의가 진행되던 중 이세돌과 알파고의 대결로 바둑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대회유치 협의가 급물살을 탔다.
충북도는 오는 9월 청주 예술의전당 일원에서 여는 중국인유학생페스티벌에서 ‘한ㆍ중 대학생 바둑교류전’을 개최하는 안도 추진 중이다.
양국 대학생 대표 선수들을 선발, 국가 대항전으로 치러 최근의 바둑 붐을 이어간다는 구상이다.
이런 움직임에 지역 바둑계는 크게 고무된 모습이다. 조기식 충북바둑협회장은 “세계 대회를 열면 지역홍보, 바둑발전 등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다”고 기대했다.
이진규 도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세계대회 유치를 추진하던 터에 이번에 바둑 열풍이 불어 기대 이상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며 “유치가 확정되면 대회 개최에 지장이 없도록 만전의 준비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덕동기자 ddhan@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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