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달 공짜 통화 50분을 주는 파격 요금제로 화제를 모은 알뜰폰 업체 에넥스텔레콤이 통화량이 적은 이용자의 계약을 직권 해지하기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
1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에넥스텔레콤은 50분 무료통화 요금제(A 제로)에 가입하는 이용자의 매월 발신 통화량이 10분 미만일 경우 해지 된다는 내용의 문구를 16일 이용 약관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한 달 동안 10분 이상 발신 통화를 하지 않는 신규 가입자는 그 다음달에 몇 차례의 경고 문자를 받은 뒤 가입이 강제 해지될 수 있다.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A 제로 요금제 전체 가입자의 30%가 통화를 전혀 하지 않는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며 이번 조치의 불가피성을 강조했다. 이들 대부분은 다른 통신업체에서 좋은 번호 이동 조건을 내걸 때 그쪽으로 번호 이동하기 위해 개통만 해놓는 부정 사용자라는 게 업계 분석이다.
그러나 통화료를 절감하기 위해 아껴 쓴 게 오히려 해지 사유가 된다는 건 알뜰폰의 취지와 맞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선의의 피해자가 발생할 수도 있다. 휴대폰을 받는 데만 사용하는 이용자나 문자메시지 확인이 어려운 노년층의 경우 실제 알뜰폰을 사용하고 있어도 유령 고객으로 오인 받아 강제 해지 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난 1월 출시된 A 제로 요금제는 하루 평균 5,000~6,000명의 가입자가 몰릴 정도로 폭발적 인기를 얻고 있다. 이에 업체 측은 개통ㆍ배송 담당 인력을 늘렸는데도 가입 신청을 처리할 수 없자 지난달 가입을 일시 중단한 데 이어 이달 2일부턴 가입을 아예 받지 않고 있다. 소비자들 입장에선 그렇지 않아도 불편이 큰 상태다. 에넥스텔레콤 관계자는 “가능한 이번 주 중 누적 접수 처리를 마무리하고 하루빨리 개통을 재개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서희기자 shlee@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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