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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당이 털렸다… ‘수요미식회’가 잘못했을까?

입력
2016.03.18 04: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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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에 나오면 맛이 달라지는 건 맛집들의 숙명일까. tvN ‘수요미식회’가 15일 오후 서울 이태원 '아자쓰'에서 이자카야편을 촬영하고 있다. 앞으로의 맛집 암행을 위해 PD들의 얼굴은 가렸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방송에 나오면 맛이 달라지는 건 맛집들의 숙명일까. tvN ‘수요미식회’가 15일 오후 서울 이태원 '아자쓰'에서 이자카야편을 촬영하고 있다. 앞으로의 맛집 암행을 위해 PD들의 얼굴은 가렸다.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4일 오후 1시 30분, 서울 강서구 방화대로49길 6-7 ‘고성막국수’ 앞. 이미 점심식사를 마쳤어야 할 시간이건만, 명동 한복판처럼 사람들이 많았다. 케이블채널 tvN이 방송 중인 ‘수요미식회’의 그 주 방송에 ‘문 닫기 전에 가야 할 식당’으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아무데나 적당히 앉은 사람들은 기다리다 지친 듯한 행색이었다. 듣도 보도 못한 풍경은 아니었다.

‘복붙’ 시대가 자아낸 미식의 역설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식당은 요사이 ‘털렸다’는 표현으로 묘사되고 있다. 이 정도 인파는 어쩌면 예상 범위 내였고, 풍문으로 들은 난리통에 비하면 잘 운영되는 축이었다. 어느 집은 2부제로 시간을 정해 예약을 받는다고 했고, 어느 집은 아무 대책 없이 좁은 이면도로에 구비구비 줄을 세우다 민원 세례를 맞았다는 소리도 들려온다. 또 어느 집은 나름의 대비로 급여를 올려주고 사기를 진작시켜놨지만 방송 직후 예상보다도 높아진 업무강도로 직원이 우수수 빠져나가 ‘방송에 나가면 사장은 웃지만 직원은 운다’는 교훈을 얻었다고 했다. 어느 집은 방송에 나온다는 소문을 듣고 방송 전부터 ‘미리 먹어둔다’며 찾아온 단골들로 이미 문전성시를 이뤘다는 이야기도 들려왔다.

번호표를 받고 1시간 19분 후에 차례가 오기까지 많은 일들이 있었다. 등산복을 입고 당도한 부부는 20분쯤 기다리다 말다툼을 하며 돌아갔다. 커다란 차에서 내린 화려한 여자는 번호표를 받고선 다시 새침하게 가게 앞에 댄 차에 올라 탔다. 갈 데도 없이 기다리던 사람들 사이엔 묘한 경쟁의식마저 흘렀다. 눈 마주치면 “몇 번이세요?”하며 순번을 비교하기도 했다. 보통 그렇게 줄을 서서 먹는 음식이라는 게 둘 중 하나다. 엄청나게 맛있거나, 지독하게 맛이 없거나. 기다리는 동안 배가 매우 고파졌을 때가 전자, 기다리는 동안 심통만 무지 났을 때가 후자다.

고성막국수의 음식들은 방송에 나온 그대로의 맛이었다. ‘수요미식회’에서 묘사된 대로 완성도가 있었다. 그런데 ‘저 모든 사람들은 과연 이렇게까지 막국수를 먹고 싶었나?’ 궁금해지기는 했다. 낯선 사람과 어깨를 맞대고 정신 없이 음식을 욱여 넣다가, 문득 뒷목이 서늘해졌다. 주변을 돌아보니 다른 모든 손님들이, 이미 먹고 있든 이제 갓 주문을 했든, 마치 복사해서 붙여 넣은 것처럼 테이블마다 다 똑같은 걸 똑같은 방식으로, 그러니까 방송에서 읊었던 그대로 먹고 있었다.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수요미식회’가 방송을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같은 풍경을 봤다. 방배동 중국집 ‘주’. 그곳에서도 모든 테이블 위에 방송에서 언급된 메뉴인 탕수육과 팔진탕면이 똑같이 놓여 있었다. 서늘함의 정체는 위화감이었다. 우리가 언제부터 이렇게 고분고분하게 ‘국민대통합’이었나. 그 집 메뉴판에 얼마나 많은 메뉴가 올라 있는데, 그 흔한 잡채밥조차 먹는 이가 없다니. 이게 과연 아무렇지 않은 일일까? 다음날 찾은 연남동 모 중국집에서도 낮 동안 쉴 틈 없이 똑같은 만두만 하염없이 팔려 나갔다. 지쳐 보이는 직원들은 쉬는 시간에도 만두를 다시 산처럼 쌓아 올렸다. 그게 다 ‘수요미식회’가 극찬해서였다. 이게 무슨 일일까? ‘수요미식회’가 잘못했을까?

‘수요미식회’ 본방송은 대개 1%대 시청률에 그치지만 파급효과는 어마어마하다. 방송 직후 ‘문 닫기 전에 가야 할 식당’ 리스트가 ‘수요미식회 맛집’으로 포장되어 온갖 뉴스와 블로그에 도배된다. 소개된 식당을 총망라한 한 이용자의 대단한 구글 지도가 SNS를 달구기도 했다. ‘수요미식회’의 기세는 자못 대단하다. 요즘 식당 소개 프로그램의 쌍두마차라 할 수 있는 ‘토요일이 좋다-백종원의 3대 천왕’도 못지 않지만, 취재 대상이 지방 식당으로도 분산되어 있어 파급력이 덜하다.

지난달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헬카페’. 줄지어선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헬카페 제공
지난달 '수요미식회'에 소개된 ‘헬카페’. 줄지어선 손님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헬카페 제공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

다시, 15일 서울 이태원 경리단길. 김소봉 셰프의 ‘아자쓰’엔 대낮부터 사람이 가득했다. ‘수요미식회’가 23일 이자카야편 방송을 앞두고 촬영 중이었다. 오전 10시부터 촬영을 시작했다는 스태프는 PD가 셋에 카메라와 조명 스태프까지 총 여섯 명이었다. ‘수요미식회’는 이길수 PD 외에도 여남은 명의 PD가 세 팀으로 나뉘어 각각 한 주의 방송을 맡는다. 이길수 PD는 매회 방송의 최종 책임자이지만 각각의 취재나 촬영은 세 팀으로 나뉜 후배 PD들이 하고 있다. 그 중 한 팀의 대장인 김여진 PD가 이자카야편을 맡았다.

이태원 '아자쓰'에서 덮밥요리를 촬영 중인 '수요미식회'.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이태원 '아자쓰'에서 덮밥요리를 촬영 중인 '수요미식회'.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사케를 잔에 따르는 장면을 찍는 동안 조명은 여섯 개가 돌아갔다. 캐논의 디지털시네마용 카메라 C300에 잡힌 영상은 아닌 게 아니라 영화의 한 장면 같았다. 스태프들은 문을 활짝 열고(김이 나려면 공기가 차가워야 하니까) 주전자에 담긴 뜨거운 물을(화면에서는 사케와 똑같아 보이니까) 수십 번(카메라 동선과 딱 맞아떨어지게 연기해야 하니까) 잔에 따랐다. 유화연 PD가 능숙한 연기력으로 손모델을 해냈다. 다들 음식 촬영에 도가 텄다. “초고속도 찍어볼까요?” 김여진 PD의 말에 스태프들은 또 다시 같은 일을 한 세트 더 반복했다. 방송에 고작 1초나 나갈까 싶은 그림을 그렇게도 열심히 그렸다. 그 사이 주방에선 “오징어가 있으면 튀김 구색이 더 좋을 것 같은데요”하는 의견이 들려왔다. PD 중 한 명이 한달음에 사라지더니 어느새 오징어를 구해왔다. 오징어는 순식간에 튀김이 되어 나왔다. 스태프들은 그 튀김을 놓고 또 같은 일을 한참 반복했다. 조개찜이며 가라아게, 나가사키 짬뽕 등 이자카야 단골 메뉴들이 촬영을 기다리며 잔뜩 줄 서 있었다.

해가 지자 스태프들은 도시 야경을 담겠다며 짐을 꾸렸다. 역시 방송에 1초 남짓 나올 그림이다. “‘문 닫기 전에 가야 할 식당’은 초반에 비해 줄어들어 매회 세 곳만 선정하게 됐지만 실제 촬영하는 식당은 점점 늘어가고 있다. 음식으로 만들 수 있는 그림이 한계가 있다. 제작진으로서도 욕심이 있기 때문에 점점 더 많은 곳을 찾아가 더 많은 그림을 담아내게 된다.” 이날 촬영한 ‘아자쓰’ 역시 문 닫기 전에 가야 할 식당이 아니라 방송 초반 흐르는 주제 소개 영상에 등장했다. 푸드 스타일리스트의 작업실을 찾아갈 때도 종종 있다. 요즘 식당에서 팔지 않는 옛날 음식을 고증할 때 등이다.

제작진은 음식 공부에 푹 빠졌다. ‘수요미식회’가 이제까지의 식당 프로그램과 구분되는 요체는 시청자의 신뢰다. 취향 차이로 동의하지 않을 수는 있지만, 틀린 얘기는 하지 않는다. “스태프들이 다 살이 찌고 있다. 매회 주제에 따라 ‘열공’할 수밖에 없다. 자료도 엄청 찾아 보고, 자문단이 추천한 곳에 가서 먹어 보기도 하고. 음식을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면 버텨낼 수 없는 프로그램이다.” 전문가 자문단과 공부하는 스태프, 패널과 게스트들, 그리고 식당들까지 몇 겹의 필터를 거치는 동안 공신력 있는 정보만 남는다. 원리는 알파고의 클라우드 컴퓨팅과 같다. 20명 남짓한 PD, 작가들이 하나의 주제를 공부해 하나의 지식으로 합쳐 내는 집단지성으로 움직인다. 아직 돌을 던진 적은 없다.

이들이 공부하고 애태우는 이유는 뭘까? 프로그램 슬로건이 대신 답해준다. ‘잠자는 미식 DNA를 깨우는’ ‘수요미식회’는 ‘미식으로 세상을 이롭게’ 한다. 항간엔 식당을 ‘턴다’는 원성이 자자한 반면 지지자들의 포스팅도 넘쳐난다. 하지만 ‘수요미식회’는 마냥 순박하게 맛있는 이야기 그 자체에 매달리고 있다.

이태원 ‘아자쓰’에서 닭튀김 가라아게를 촬영 중인 ‘수요미식회’.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이태원 ‘아자쓰’에서 닭튀김 가라아게를 촬영 중인 ‘수요미식회’. 고영권기자youngkoh@hankookilbo.com

그 많은 식당을 누가 털었을까?

‘수요미식회’를 의인화하자면, 재주 좋은 도둑보다는 격정적인 먹보에 훨씬 가까운 모습이다. 이 먹보는 음식을 좋아하며, 다소 ‘오타쿠’스러운 면도 있다. 대신 열정만큼 지식 또한 확실하다. 주변 이들로부터 식당 추천해달란 청도 많이 듣는다. 식당을 찾아 다니며 먹는 것이 도시인의 주말 레저가 된 요즘, 굳이 ‘수요미식회’ 아니어도 누구나 주변에 이런 먹보 하나쯤은 있다. 먹보의 음식 사랑은 어디까지나 맛에 대한 열성적인 탐닉으로부터 비롯된다. 문제는 먹보 이후에 일어난다.

언젠가부터 우리는 “그 집 음식은 뭐가 맛있어?”라고 묻는 대신 “그 집 음식은 뭐가 유명해?”라고 묻기 시작했다. 맛있으니 유명해질 수는 있지만 유명해서 맛있을 수는 없는 법인데 언젠가부터 역설이 성립됐다. 맛이란 무엇일까? 맛있는 음식은 어떤 것일까? 어머니가 정성으로 스무 시간 내내 고아낸 사골곰탕? 30년 원조집의 내력에 조미료 한 꼬집이 맛으로 녹아난 순댓국? 밤 11시에 동생이 끓인 라면 딱 한 젓가락? 그 음식은 왜 맛있는 걸까? 맛의 이유는 너무 많지만 동시에 없기도 하다. 철학의 영역에 다가간 질문이다. 지나치게 어려워진 이 질문들을 두고 간편한 선택지를 택하기 시작한 것이 이 역설의 시작이다. “왜 맛있어?”라는 질문에 답하자면 말문이 막히곤 하지만 “왜 유명해?”라는 질문에는 이렇게 쓱 답하면 되기 때문이다. “’수요미식회’에 나왔어.”

‘수요미식회’의 순박한 욕망은 복닥거리는 유명세 너머 2월 24일 방송된 커피편에 소개된 보광동 ‘헬카페’에서 발견됐다. 3주가 지나고 있었지만 여전히 방송 여파는 잦아들지 않고 있었다. “1월에 연락이 왔다. 방송이 나간 후 식당들에 어떤 일들이 일어나는지를 다 찾아보고 우리 가게에 시뮬레이션 해봤다. 평소보다 퇴근이 늦어지긴 하겠지만 미리 대비해두면 퀄리티 저하 없이 감당할 수 있겠다는 판단을 내린 후 섭외를 받아들였다. 촬영 후 방송이 나올 때까지 몇 가지 원칙을 정하고 직원도 늘리는 등 많은 준비를 했다.” 사장 권요섭씨는 ‘융드립’(융으로 만든 드리퍼에 커피를 내리는 드립의 한 종류)을 3주 내내 어마어마하게 반복해 시큰거리는 팔꿈치를 주무르며 말했다. 또 다른 사장 임성은씨는 숨을 몰아 쉬며 이렇게 말했다. “우리 직업은 커피를 다루는 기술직이다. 하루 이틀 할 게 아니라 평생 할 일이라는 의미다. ’수요미식회’에 소개되는 건 좋은 일인데, 어떤 면에서 좋은지가 중요하다. 물 들어올 때 노 젓는다고 커피를 막 찍어내서 돈 잠깐 버는 건 좋기는 해도 중요한 게 아니다. 방송을 통해 우리 커피의 맛이 알려지고, 그 맛을 좋아해주는 손님이 남는 것이 본질적으로 중요한 일이다.”

그래서 이 작은 카페가 선택한 것은 ‘평소와 다름 없이’라는 원칙이었다. 느슨하고 침착한 분위기를 유지하기 위해 대기 손님은 바깥에 줄을 서도록 했고, 추구하는 맛을 정확히 내기 위해 주문이 밀려 있을 때는 자리가 비어 있어도 다음 손님을 들이지 않았다. “아직까지 방송을 통해 단골이 늘었는지는 판단하기는 이르다. 하지만 긍정적으로 기대하고 있다. 우리가 평소대로 우리 방식의 커피를, 서비스를 유지해냈기 때문이다.” 유명하니까 한 번은 오지만, 두 번째부터는 결국 맛이다. ‘헬카페’와 맞는 손님은 다시 올 테고, 그렇지 않은 손님은 또다시 다른 유명한 집을 찾아갈 것이다. 그렇기에 식당에 있어 ‘수요미식회’는 ‘한 몫 잡을 기회’가 아니라 ‘제대로 평가 받을 기회’인 편이 건강하다. 유명해서 찾아온 사람이 맛있어서 남게 되는 것, 그것이 이 역설의 시대에 ’수요미식회’가 해내고 싶었던, 그리고 해내려 하는 순진한 일일 것이다.

이해림 푸드라이터 herimthefoodwriter@gmail.com

<‘수요미식회’ 이길수 PD 인터뷰>

“‘수요미식회’가 추구하는 것은 능동적인 미식”

-‘수요미식회’ 때문에 ‘털렸다’며 단골들은 불만이 많다.

“‘수요미식회’는 맛집 선정 프로그램이 아니다. 방송 직후 몰림 현상은 우리도 염려한다. 그러나 이게 ‘수요미식회’만의 현상이라고 해도 될지는 의문이다. 만약 ‘수요미식회’에 대해 신뢰를 갖고 시청자들이 식당을 방문하고 있다는 이야기라면 환영이다.”

-출연자 중 한 명인 황교익 맛 칼럼니스트는 유명하고 대단한 맛집보다는 근처의 평범한 식당들 중 맛있는 곳을 스스로 찾아내는 능동적인 미식을 강조하기도 했다. ‘맛집’ 대신 ‘문 닫기 전에 가봐야 할 식당’이라는 표현을 쓰는 것은 같은 맥락인가?

“음식 하나에 담긴 많은 생각과 이야기를 한 자리에 펼쳐 놓는 게 방송의 의도다. 황교익씨와 홍신애 요리연구가 같은 전문가부터 샤이니 태민 등 연예인 게스트까지 자신의 경험 안에서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주고 받는다. 정답을 추구하는 토론보다는 자유로운 대화라고 하는 게 더 맞을 수도 있겠다. 시청자들이 그 음식에 대한 다양한 얘길 듣는 동안에 생각해보지 않았던 부분에 대해 생각을 시작하고, ‘왜’라는 의문도 가져가며 자신의 취향을 발견해나가길 바랐다.”

-식당 리스트가 되레 수동적인 미식 신탁처럼 이용되고 있다. 그 중엔 방송 후 질적 저하로 안타까움을 산 경우도 있다.

“수용 능력 이상의 손님이 몰린다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이다. 특히 작은 식당의 경우 더더욱 그렇다. 우리도 방송을 통해 지속적으로 “바로 가지 말고 두어 달 후에 가세요” 하고 강조하긴 한다. 그렇다고 해서 대응이 될 만한 규모의 식당만 선정하는 것은 취지에 맞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경험과 지식의 감도에 따라 맛은 사람마다 다르게 받아들여진다. 취향을 포괄하는 공신력을 갖기 위해 어떻게 노력하고 있나.

“많이 검증하고 많이 다녀보는 수밖에 없다. 한 주 방송을 만들기 위해 적게는 열 몇 곳, 많게는 서른 곳 가까운 식당에 가 본다. 나나 다른 스태프들이 암행어사처럼 다른 손님과 똑같이 먹어 보면서 평상시의 맛과 서비스 등을 판단하는 거다. 기본 취재와 자문단 추천을 통해 만든 리스트를 다시 추려 나가면서 최종적으로 소개할 식당을 선정한다.”

-출연자들이 자비로 식대를 내는 것은 물론 촬영용 음식도 비용을 지불한다고 알려져 있다.

“‘수요미식회’의 가장 핵심적인 룰이다. 우리가 필요해서 하는 촬영이니까 식당이 무료로 해줄 이유가 없다. 회사에서도 그 부분을 가장 중요한 기획 콘셉트로 봤다. 지독하게 그 원칙을 지키다 보니 프로그램에 대한 인지가 ‘소개 청탁을 할 수 없는 프로그램’으로 잘 정착되기도 했다. 투명성은 내가 굉장히 굳건하게 지키는 원칙이다. 출연자들 역시 정확하다. 식대를 내는 것은 물론 서비스 음식조차 받지 않도록 하고 있다.”

-‘수요미식회’를 통해 하고 싶은 얘기가 뭔가.

“나부터가 음식을 굉장히 좋아하는 사람이다. ‘수요미식회’가 음식에 대한 이야기를 공유하는 대화와 토론의 장이 되길 바랐다. 맛있는 음식은 누구라도 먹어볼 권리가 있는 거니까.”

이해림 푸드라이터 herimthefoodwrite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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