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의 울산 공장 내 사내 하도급 노동자 2,000명이 내년까지 모두 정규직으로 채용된다.
현대차 비정규직(사내하청) 노조는 17일 열린 정규직 특별채용 잠정 합의안 찬반 투표에서 조합원 679명 중 622명이 투표에 참여, 484명 찬성(투표자 대비 77.81%)으로 가결됐다고 밝혔다. 이번 합의안은 ▦올해 1,200명, 내년 800명 등 모두 2,0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특별 채용하는 한편 ▦비정규직으로 일한 기간(근속연수) 절반 이상을 인정하고 ▦노사 간 모든 민ㆍ형사 소송을 취하한다는 등의 내용을 담고 있다. 현대차 노사는 또 2018년부터 정규직 인원이 필요할 때 사내하청 노동자를 일정 비율로 채용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타결은 지난해 9월과 올해 1월 도출된 잠정 합의안이 잇따라 부결된 뒤 세 번째 만에 이뤄졌다. 이로써 11년간 갈등을 빚어 온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2017년까지 총 6,000명의 사내하청 노동자를 채용키로 하면서 마무리됐다. 현대차는 2014년 전주ㆍ아산공장 비정규직 노조와의 합의에 따라 지난해까지 사내하청 노동자 4,000명을 정규직으로 채용했다.
현대차 비정규직 문제는 2005년 3월 해고된 사내하청 노동자 최병승(40)씨가 “현대차의 직접 지시를 받고 근무했기 때문에 사내하청업체는 해고 권한이 없다”는 취지로 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ㆍ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을 내면서 시작됐다. 이후 비정규직 노조의 공장 불법 점거, 철탑 농성과 회사의 손해배상소송 등으로 양측이 갈등 양상을 빚어왔으나 이번 타결로 일단락됐다. 조인식은 21일 울산 공장에서 열릴 예정이다.
현대차 관계자는 “노사 합의에 따라 사내하청 근로자를 일한 기간에 비례해 근속 기간을 인정하는 형태로 정규직으로 고용했다”며 “비정규직 문제 해결의 모범 사례”라고 말했다.
다만 합의안을 따르는 것보다 정규직화 소송을 계속 벌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하는 일부 조합원들이 있어 향후 법적 소송이 이어질 가능성은 남아있다.
권경성기자 ficciones@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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