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의 공천심사에서 ‘박원순의 남자’들이 줄줄이 고배를 마시면서 박원순 서울시장의 대권가도에 빨간 불이 켜졌다. 문재인 전 대표는 영입 인사들이 대거 본선 티켓 획득에 성공, 친노(친노무현)와 구분되는 친문(친문재인) 세력 기반을 마련했다.
17일 더민주에 따르면, 1ㆍ2차 경선에서 박원순계로 분류되는 임종석(서울 은평을)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 장백건(서울 중ㆍ성동갑) 전 서울시 시설관리공단 상임감사, 민병덕(경기 안양동안갑) 서울시장 법률고문, 권오중(서울 서대문을) 전 서울시 정무수석 등이 탈락했다. 박 시장의 비서실장 출신인 천준호(서울 도봉을) 후보는 문 전 대표가 영입한 오기형 변호사의 전략공천으로 밀려났다. 지금까지 박 시장과의 인연을 내세워 공천을 확정 받은 이는 서울 성북을 단수공천을 받은 기동민 전 서울시 정무부시장이 유일하다.
반면 문 전 대표는 탄탄한 정치 기반 구축 기회를 잡았다는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성적이 좋다. 친문(친문재인) 핵심으로 평가받는 전해철(경기 안산상록갑) 의원과 김경수(경남 김해을) 경남도당위원장, 정재호(경기 고양을) 전 국무총리실 민정수석 등 상당수가 살아남았다. 문 전 대표가 입당시킨 조응천 전 청와대 비서관(경기 남양주갑), 강병원 전 청와대 행정관(서울 은평을) 등 20여명 가량의 외부 영입인사 상당수가 지역구 단수공천을 받거나 경선, 비례대표에 도전장을 낸 상태다. 김빈 빈컴퍼니 대표 정도가 공천에서 탈락한 이로 꼽힌다. 정치권 관계자는 “이 정도면 ‘박원순계 전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라며 “총선 결과에 따라 두 잠룡의 격차는 더욱 벌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정민승기자 ms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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