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일본의 유명 시사평론가의 학력위조 의혹이 확산되면서 출연해온 TV프로그램에서 일제히 하차하는 등 파문이 커지고 있다. 문제의 인물은 일본에서 이국적인 외모와 지적인 풍모로 인기가 높은 숀 케이(47)이다. 미국 템플대학을 졸업하고 파리 제1대학을 거쳐 하버드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학위를 딴 것으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이 학력이 모두 가짜라는 기사가 최근 주간지 등에 실리면서 일본 방송계가 발칵 뒤집혔다. 케이는 풍부한 경제 지식과 날카로운 안목은 물론 여성 시청자를 설레게 하는 굵직한 목소리로 각종 시사프로그램의 단골 출연자로 활약해왔기 때문이다.
16일 아사히TV 저녁 간판 프로 ‘보도 스테이션’은 고정패널인 숀 케이의 출연을 정지시키고 시청자에게 공식 사과했다. 일본 최대 민영방송인 후지TV도 충격에서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내달 시작하는 심야 뉴스프로그램의 메인 앵커로 케이를 발탁해놨기 때문이다.
보도에 따르면 숀 케이는 고졸로 파리 제1대학을 수 차례 청강한 기록이 전부였으며, 하버드 MBA학력도 사흘간 방문 프로그램에 참여한 것을 가지고 조작한 것이었다. 숀 케이가 세계 각지 6개국에서 운영 중이라는 컨설턴트 회사도 전부 유령회사라는 의혹도 제기됐다.
더욱이 이국적인 외모마저 성형이라는 의혹을 받고 있다. ‘주간문춘(週刊文春)’는 미국인 아버지와 일본인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혼혈로 자신을 소개해온 그가 실제는 본명이 가와카미 신이치로(川上伸一?)인 순수 일본인이며 외모는 성형수술때문이라고 폭로했다.
파문이 커지자 숀 케이는 “영문이력서에 실수가 있었다”며 사과한 후 15일 출연 일정부터 TV와 라디오 등 6개 프로그램의 활동을 전면 중단했다.
도쿄=박석원특파원 spark@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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