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당 창당의 세 축 가운데 하나인 김한길 의원이 4ㆍ13 총선 불출마를 선언했다. 본인이 강하게 주장해온 야권연대가 불발된 데 스스로 책임을 지겠다는 취지다.
김 의원은 17일 기자들에게 “집권세력의 압승이 불러올 끔찍한 상황을 막아내고, 동시에 우리당이 수도권에서도 의석을 확장하기 위해 당 차원의 야권연대가 필요하다고 주장해왔으나 이를 성사시키지 못한 데에 스스로 책임을 물어 20대 총선에 출마하지 않기로 합니다”라는 메시지를 보냈다.
김 의원은 그 동안 20대 총선 야권 연대를 놓고 안철수 공동대표와 대립했고, 상임공동선대위원장 사퇴 카드까지 던지며 자신의 입장을 강하게 밀어붙였다. 논란 초기에는 천정배 공동대표와 함께 안 공동대표를 압박했으나, 천 공동대표가 15일 조건 없이 야권연대 주장을 접으면서 고립무원(孤立無援)에 놓여 중대결단 가능성이 제기됐다.
김 의원은 당장 국민의당을 탈당할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또 불출마가 정계은퇴로 이어지진 않을 전망이다. 김 의원은 18대에도 불출마한 뒤 19대에서 배지를 달았다.
국민의당은 김 의원의 급작스러운 불출마 선언에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당장 김 의원 지역구인 광진갑은 예비후보가 전무하다. 안 공동대표는 “뭐라고 드릴 말이 없다”고만 말했다.
정재호기자 next88@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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