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준 주유엔 대사는 17일 북한이 추가 핵실험이나 장거리미사일 발사에 나설 경우 “유엔 안보리가 제재를 더 강화하는 내용의 결의안을 거의 자동적으로 채택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재외공관장회의 참석을 위해 일시 귀국한 오 대사는 이날 서울 외교부 청사에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에 대해 이 같이 말했다.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이 최근 "빠른 시일 안에 핵탄두 폭발시험과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탄도 로켓 시험발사를 단행할 것"이라고 위협, 현재로선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이 높은 상태다. 오 대사는 “제재가 어떻게 강화될지 예단할 수는 없지만 이번에 채택된 결의도 협상과정에서 완화된 부분이 있어, 그런 부분을 다시 강화하는 내용이 포함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 대사는 아울러 “여태까지 북한이 총 40억 달러를 핵ㆍ미사일(개발)에 사용했을 것이란 추정이 있다"면서 “매년 유엔의 대북 인도적 지원은 5,000만 달러 수준인데,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중지하면 북한 주민들의 생활과 인권이 나아지는 데 도움이 된다는 추정이 가능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중국과 러시아의 제재 이행과 관련, "중러 모두 신중한 검토 끝에 제재 내용에 동의했기 때문에 이행에도 적극적일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 대사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의 업적을 묻는 질문에는 "역대 유엔 사무총장 가운데 반 총장이 가장 열심히 일한 사무총장이라고 평가하는 데는 이견이 없는 것 같다"면서 인권과 양성평등 분야, 미얀마 민주화 및 시리아ㆍ아프리카 분쟁해결과 중재를 업적으로 꼽았다.
그는 지난해 11월 제기됐던 반 총장의 방북 계획이 취소됐느냐는 질문에는 "유엔 측에서나 반 총장 측에서 그런 것이 검토되고 있다고 했지, 실제 (북한과) 합의된 적이 없기 때문에 취소 성격은 아니라고 본다. 검토됐지만 실현이 안 된 상태로 보는 게 정확하다"고 말했다. 후임 유엔 사무총장 선출에 대해선 "동유럽, 동구 그룹에서 한번도 사무총장을 배출한 적이 없어 그쪽 차례라는 주장과, 역시 여성이 처음으로 사무총장을 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얘기가 모두 유력하게 대두되고 있다"고 전했다.
송용창기자 hermeet@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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