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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때부터 골프 팀 대항전 출전시켜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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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니어때부터 골프 팀 대항전 출전시켜야”

입력
2016.03.17 1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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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인지(하이트진로)의 부상으로 인해 최근 골프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장하나(BC카드). AFP 연합뉴스
전인지(하이트진로)의 부상으로 인해 최근 골프계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장하나(BC카드). AFP 연합뉴스

“이번 논란이 개인간의 갈등으로만 비춰지는 것이 안타깝죠. 골프계가 원인 제공을 한 만큼 해결책도 마련해야 합니다.”

골프계의 핫 이슈로 떠오른 ‘장하나(24ㆍBC카드)-전인지(22ㆍ하이트진로) 논란’을 바라보는 한 골프 관계자는 자성의 목소리부터 냈다. 그는 어린 선수들을 사이에 놓고 편을 갈라 싸움을 벌이는 양상에 골프계에 몸담고 있는 사람으로서 얼굴을 들 수 없을 만큼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장하나 아버지의 가방에 부딪쳐 ‘허리를 다친’ 전인지가 결국 3개 대회 출전을 포기했고, 장하나는 대회 우승과 함께 파격 세리머니를 했다. 두 선수의 팬들 사이에서는 진위 여부에 대한 억측과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하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상대 선수에 대한 배려와 동료 의식 없이 경쟁만을 부추기는 현재의 골프 육성 시스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골프는 여타 스포츠 경기와 달리 유독 개인적인 성향이 강하다. 테니스나 격투기 등 다른 개인 종목은 학생 스포츠 단계에서 팀 대항전 등 단체 경기가 있어 협동심과 배려, 동료 의식 등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하지만 골프 종목만은 초ㆍ중ㆍ고 대회 동안 팀 경기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가 전무하다. 프로가 된 후에도 일부만 참가할 수 있는 국가 대항전이나 국내파와 해외파가 맞붙는 이벤트 성 팀 경기를 경험할 수 있는 게 전부다. 반면 미국과 호주 등은 주니어 골프에서 반드시 팀 대항전을 치러야 한다. 전미대학선수권에서도 팀을 이뤄 타 대학과 벌이는 골프 경기는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그러다 보니 한국 골퍼들은 주니어 때부터 상대를 존중해주고 선의의 경쟁을 펼쳐야 할 동료라는 인식보다는 그들을 밟고 올라서야만 성공할 수 있다는 과열 경쟁이 선수와 부모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직 프로 골퍼 A(36)씨는 “과열 경쟁이 만연하다 보니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사고도 의혹을 받게 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골프계 인사들은 ‘장하나-전인지 논란’이 재발하지 않기 위해서는 주니어 골프에서 의무적으로 팀 대항전을 개최해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학교간 골프 대항전 구성이 어렵기 때문에 지역간 대항전 등을 만들고 프로에서도 골프협회 차원에서 이벤트성 팀 대항전을 개최해 동료 선수에 대한 배려와 팀워크를 가르쳐야 한다는 것이다.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의 한 관계자는 “이정민 프로처럼 우승 경쟁을 벌이던 후배에게 조언을 해주는 뛰어난 인성을 가진 선수들도 있지만 많은 선수들은 자신의 성공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면서 “주니어 선수부터 동료의식과 상대에 대한 배려를 몸에 익힐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기중기자 k2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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