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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정의 길 위의 이야기] 자기자신이 된다는 것

입력
2016.03.17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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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대 미국 할리우드. 가냘프면서도 길들여지지 않은 야성미로 가득 찬 한 남자배우가 등장했다. 제임스 딘. 그때, 사람들은 그를 보며 말론 브란도를 떠올렸다. 매사 찌푸린 눈매와 건들거리는 태도가 닮아 보였기 때문이다. 독특한 반항적인 태도로 영화계의 신성으로 떠오른 제임스 딘을 향해 말론 브란도는 이런 메시지를 전했다. “너 자신이 되어야지” 이를테면 흉내를 내지 말고 자신만의 연기 스타일을 개발하라는 충고였을 것. 그 말을 제임스 딘이 어떻게 받아들였는지는 알 수 없다. 이후, 제임스 딘은 영화 세 편으로 할리우드의 신화가 되어 요절했고, 말론 브란도는 특유의 반골 기질을 잃지 않은 채 할리우드의 이단아로 오래 살다 갔다. 말론 브란도의 충고가 얼마나 먹혔던 건지는 알 수 없지만, 반세기가 지난 지금 사람들은 아마 말론 브란도보다 제임스 딘을 더 강력한 개성의 소유자로 알고 있는 것 같다. 일찍 죽었기에 외려 더 강렬하고 아름다운 신화가 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그게 정말 그 자신이었는지, 짧은 생애 동안 자기 자신만의 스타일을 완전히 확립했던 건지는 확신하기 어렵다. 오히려 미완성이었기에 더 아름답고 순연한 자기 자신을 드러낼 수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실로 오랜만에 제임스 딘의 영화를 봤다. 누가 뭐라 하든 그 눈빛만은 처음부터 그만의 유일한 것일 거라 여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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