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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 LS그룹 회장 “팔아야 할 것은 자전거가 아닌 자전거 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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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 LS그룹 회장 “팔아야 할 것은 자전거가 아닌 자전거 문화”

입력
2016.03.17 18: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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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자열 LS그룹 회장이 2002년 여름 휴가를 맞아 독일에서 개최된 트랜스 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해 자전거를 끌고 있다. LS그룹 제공
구자열 LS그룹 회장이 2002년 여름 휴가를 맞아 독일에서 개최된 트랜스 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해 자전거를 끌고 있다. LS그룹 제공

“우리가 팔아야 할 것은 자전거가 아니라 배려의 문화입니다.”

구자열(63) LS그룹 회장이 계열사인 LS네트웍스를 통해 신개념 자전거 매장 바이클로를 열 2010년 매장 운영자들에게 강조한 말이다. 바이클로는 자전거 구매부터 자전거 타는 방법까지 교육해주는 자전거 종합서비스 매장으로 운영된다. 재계에서 소문난 자전거 애호가인 구 회장이 자전거의 배려를 강조하는 이유는 국내 자전거 인구가 1,000만을 넘는 등 보편화되고 있지만 아직 자전거가 보행자를 배려하는 문화가 성숙되지 못한 까닭이다. LS네트웍스는 자전거 안전 교육과 올바른 자전거 타는 방법을 전파하기 위해 2012년‘바이클로아카데미’를 열고 동호인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 3만명이 넘는 교육생을 배출했다.

구 회장은 평소 자택이 위치한 서울 강남부터 경기 안양시의 LS타워까지 40km 구간을 사이클로 오간다. 일주일에 한 두 번은 꼭 페달을 밟으며, 청계산을 오르내린 것은 셀 수도 없다. 서울고 2학년 재학 당시에는 자전거를 타다가 교통사고를 당해 머리뼈가 함몰되기도 했다. 6시간에 걸친 수술을 받은 그에게 아버지 구평회 E1 명예회장이 “자전거를 타지 말라”고 엄명을 내렸지만 다시 페달을 밟았다.

구 회장은 2002년 독일 트랜스알프스 산악자전거대회에 참가했다. 트랜스 알프스란 해발 3,000m대의 알프스 산맥의 650km에 달하는 봉우리 18개를 6박 7일간 쉬지 않고 달리는 죽음의 랠리다. 구 회장은 동양인 최초 트랜스 알프스 완주자가 됐다. LS그룹을 세계 3대 전선 업체 반열에 올린 것도 자전거를 타며 구 회장의 몸에 밴 도전 정신 때문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2009년부터 대한사이클연맹 회장을 맡은 그는 지난해 8월 대한사이클연맹과 생활체육단체인 전국자전거연합회가 결합해 대한자전거연맹으로 새로 출범할 때는 자전거인들의 전폭적인 지지 속에 초대 회장에 추대됐다.

요즘 그가 주목하는 것은 지름 20인치 소형바퀴 자전거로 오르내리면서 즐기는 BMX(Bicycle Moto Cross)이다. 2008년 올림픽 정식종목으로 채택되기도 한 BMX는 소형 자전거를 사용해 만 5세부터 탈 수 있다. 구 회장이 이끄는 자전거연맹은 전국 16개 유소년클럽의 운영을 지원하며 BMX 꿈나무를 키우고 있고 지도자 육성을 위한 트랙 인프라 건설 등에도 아낌없는 지원을 보내고 있다.

구 회장은 자전거 박물관 건립의 꿈도 키우고 있다. 소장 자전거가 300대가 넘는 그는 2013년 100년이 넘은 유럽산 골동품 자전거 5대를 직접 국내에 들여온 것으로 알려졌다.

정준호기자 junhoj@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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